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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부탁해>, 진짜 낭만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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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부탁해> 수 KBS1 오후 7시 30분
<낭만을 부탁해>는 이제는 트렌드가 되어버린 추억을 적극적으로 재현하는 버라이어티다. MBC <추억이 빛나는 밤에>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추억을 불러왔다면, <낭만을 부탁해>는 적극적으로 추억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형식을 취한다. 그래서 MC들은 어린이 분장을 한 채 닭싸움, 고무신 돌팔매, 딱지치기와 같은 어린 시절 골목길에서의 놀이를 룰 하나 바꾸지 않고 게임의 형식으로 소화한다. 추억을 불러오되, 인물이나 음악, 그 시대의 문화적 배경이라는 매개체 없이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MC들은 과거로 돌아가 나이와 과거 상황에 따라 어울리는 캐릭터를 부여받았다. 2회 만에 과거의 기억이 대체로 풍요로운 최수종에게는 ‘이장 아들’의 캐릭터가, 승부에 집착하지만 허술한 구석이 있는 김정민에게는 ‘동네 바보’의 캐릭터가 만들어졌고, 이러한 캐릭터들은 특별한 코너 없이 게임으로만 채워지는 <낭만을 부탁해>에 나름의 재미와 스토리를 부여한다.

그 중에서 전영록은 가장 자세하게 예전 추억을 기억하면서 가장 적극적으로 향유하려는 자세를 보인다. 전영록은 <낭만을 부탁해>가 그리는 과거가 가장 생생하고 그리울 중년 세대를 대변한다. 딱지를 접으면서 즐거워하고, 각기 다른 딱지치기 룰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전영록과 그의 세대들에게 <낭만을 부탁해>는 눈앞에 놓인 고무신과 딱지, 구슬과 옛날 간식으로 추억들을 즉물적으로 전달한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낭만을 부탁해>의 추억은 기억에 남지 않고 “그땐 그랬지” 정도로 말하고 마는 수준에 머무른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추억,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기억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기억들이 나만의 것, 진짜 나라는 개인이 공감할 수 있는 사연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낭만을 부탁해>를 시청하는 것은 과거의 물품들이나 놀이를 재현한 박물관에 가서 구경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그저 추억을 담은 사진을 바라 보는 게 아닌 그 사진을 봤을 때 느껴지는 감정으로서의 낭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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