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 높이 평가…셧다운제 우회적 비판 메시지도
한국을 방문 중인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30일 서울 논현동 쿤스트할레에서 열린 '빅텐트 서울2013'에 참석해 '한국 문화를 세계로'라는 주제를 가지고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30일 서울 논현동 쿤스트할레에서 열린 '빅텐트' 행사에서 한국과 인터넷에 대한 칭찬으로 서두를 꺼냈다. '인터넷을 통한 한국 문화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주제로 한 청중과의 대화에서 슈밋 회장은 한국 예찬론을 수차례나 피력했다.
그는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봤다고 말했다. 슈밋 회장은 "싸이가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은 운의 결과가 아닌 노력의 결과"라면서 "인터넷이 창의성을 가진 싸이 같은 인재를 발굴하고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자체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에서 K팝 전용 채널을 만들어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지원하고 있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2020년까지 전 세계 인류가 모두 인터넷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 23억명의 이용자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하다"며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전 세계 절반의 인구를 끌어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북한 방문기를 언급하며 북한, 미얀마 등 독재국가의 인터넷 개방을 촉구하기도 했다.
슈밋 회장은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뛰어난 인터넷 연결성으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과 같은 온라인 게임시장이 성숙했고, 게임산업을 통해 양질의 기술력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중역할수행게임은 24시간 할 수 있지만, 밤 10시 이후에는 잠을 자야 하니 게임을 할 수 없다"고 말하며 한국의 게임 규제인 셧다운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새 정부의 과제인 창조경제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서 창조경제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첫째는 교육시스템에 투자를 많이 하는 것이고, 둘째는 개개인의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이 자리잡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검열 정책은 다양한 콘텐츠의 생산과 확산을 저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주요 정보기술(IT)기업과의 협력도 강조했다. 슈밋 회장은 "삼성과 LG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깊은 파트너십을 가지고 있다"며 "매출도 점점 늘고 있어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슈밋 회장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한류 확산을 위한 협력 방안을 발표하고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 등과 회동했다.
구글이 세계 전역을 순회하며 개최하는 행사인 '빅텐트'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해당 국가의 사회 현안을 토론하고 인터넷을 통한 혁신을 모색하는 일종의 학술회의다. 지난 2011년 영국에서 시작해 국내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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