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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더 나빠지면 못버텨" 코로나19 여파, 자영업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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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취업자 수 29만여명 감소...21년 만에 최대치 줄어
자영업자들 "언제 업황 나아질지 몰라 인력 최소화해"

지난달 5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경기도 부천 고강제일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임주형 아시아경제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지난달 5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경기도 부천 고강제일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임주형 아시아경제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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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임주형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숙박·음식점업 등 자영업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급감한 자영업자들이 인력을 축소하거나 대출금으로 버티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자칫 고용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은 8조원 이상 늘어나면서 지난 2009년 6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 중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은 3조8000억원 증가해 전체의 47.5%를 차지했다. 특히 이들이 더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줄도산하거나 인력을 줄이기 시작하면 고용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전월 동월 대비 29만4000명 줄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9월(-30만8000명) 이후 21년여 만에 가장 큰 감소치를 보였다. 특히 자영업자 종사 비율이 높은 도·소매업(-16만8000명)과 숙박·음식점업(-10만9000명) 순으로 취업자 수가 줄었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아예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아, 가게 운영을 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영업이 어렵다 보니 결국 대출을 할 수밖에 없고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식당 등이 어렵다 보니 아르바이트생도 줄이면서 일부에서는 일자리를 잃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내수 업황이 어두워진 지난달 기업·자영업 대출은 11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내수 업황이 어두워진 지난달 기업·자영업 대출은 11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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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30대 A 씨는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했던 2월 말부터 3월까지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전월과 비교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라면서도 "지난 몇주간이 워낙 힘들어서 그렇지 지금도 작년과 비교하면 겨우 가게 문만 열고 있는 셈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금 풀린다 해도 이미 죽은 소비 심리가 갑자기 살아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언제 업황이 나아질지 몰라 인력도 최소한으로 줄인 채 일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중구 을지로에서 11년 넘게 쌈밥집을 하고 있는 B 씨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이 확연히 줄어들었다"며 "평소 모아둔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출 받을 형편도 아니라서 지금이 한계다. 여기서 (매출이) 더 나빠지면 버틸 자신이 없다 "고 털어놨다.


서울 한 음식점에서 주방 일을 하고 있다는 이모(29) 씨는 영업이 안 되는 것도 큰 일이지만 노동 강도도 이전과 비교하면 훨씬 높아졌다"며 "사람을 고용할 여력이 없으니까 예전에는 다섯 명이 하던 주방 일을 2~3명이 몰아서 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몸에 무리가 갈 정도로 힘들지만, 지금은 일자리가 있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인 상황이라 불평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지난 2월24일 서울 남대문이 한산한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지난 2월24일 서울 남대문이 한산한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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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사회적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위치한 자영업자와 일용직에 대한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취업자 수 감소는 상용직 등 양질의 일자리보다 고용 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인 임시 일용직과 자영업자 중심으로 일어났다"며 "코로나 사태로 고용시장의 취약한 단면이 드러났고, 신속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임시직·일용직·자영업자 등) 지원 규모를 크게 해야 할 당위성은 충분하며, 경제적 충격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에게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라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긴급재난지원 성격 외에 사회적 방역의 기회비용을 국가가 보전해준다는 의미로, 넓게 보면 이것도 방역 비용"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비대칭적으로 타격을 입은 사람을 돕지 않으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현재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의 자금 흐름을 지원하고자 12조원 상당의 '초저금리 긴급대출 패키지'를 가동하고 있다. 해당 금액은 저신용(신용등급 7등급 이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상공인진흥기금 대출에 2조7000억원, 기업은행 초저금리 대출 5조8000억원, 고신용자(신용등급 1~3등급) 대상의 대출 3조50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또한 정부는 이번주 △고용유지대책 △실업 대책 △긴급 일자리·새로운 일자리 창출 대책 △사각지대 근로자 생활안정 대책 등을 담은 '고용안정 정책대응 패키지 대책'을 확정 발표할 방침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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