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텔서 여성 살해한 한국인, 전직 롤 프로게이머였다

2016년 국제대회 우승한 유망주 출신
프로 성적 부진…해외 진출 후 사실상 은퇴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동숙한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한국 남성이 전직 프로게이머인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일요신문은 지난달 30일 베트남 하노이 한 대형호텔에서 한국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한국 남성이 '리그 오브 레전드(롤)' 프로게이머로 활동한 A모씨(23)라고 보도했다. 사건이 알려진 초기 체포된 한국 남성이 40대라고 알려지기도 했으나 이는 잘못된 정보였다.

사진=리그오브레전드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1시쯤 30대 한국인 여성 B씨와 함께 하노이에 있는 한 호텔을 찾았다. 베트남 공안은 이들이 호텔에 함께 투숙한 후 A씨는 B씨와 성관계를 하려 했으나, B씨가 이를 거부하면서 다툼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약 10분간의 다툼 끝에 A씨는 B씨의 목을 조르고 베개로 질식시켜 숨지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안은 밝혔다. 범행을 저지른 직후 A씨는 호텔 65층으로 올라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고 했으나 경비원의 제지를 받았고, 이후 경찰에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인 VN익스프레스가 전했다. 호텔 측은 경찰에 A씨를 신고해 경찰은 현장에서 그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조사 중이다. 현지 소식통은 베트남 언론은 신뢰도가 떨어지므로 범행 동기로 알려진 성관계 거부 또한 사건의 원인으로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A씨는 한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지에서는 A씨에게 정신적으로 병이 있거나, 문제가 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사건 직후 A씨가 나체로 호텔을 돌아다녔고 65층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소문에 힘을 더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일요신문에 "현지에서 처벌하는 게 원칙이긴 하지만, 한국인끼리 사건이기 때문에 베트남 당국이 한국으로 보낼 수도 있다. 베트남 당국 마음"이라며 "송환까지는 최소 1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한때 롤 게임계에서 역대 최고 유망주로 꼽혔던 인물이다. 아마추어였던 그는 2016년 국제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면서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정작 프로 무대에서는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는 국내에서 안정적인 활동이 어려워지자 제안을 받고 해외에 진출했으나 해외 무대에서도 잘 풀리지 않아 사실상 은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