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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잃고 외양간 고치나"…화성화재 사흘만에 쏟아진 안전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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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후 안전·재난 발의 10건 육박
땜질식 '핀셋개정' 우후죽순 난립
"대중요법식 법제화 더 위험 경고"

경기도 화성시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참사 이후 땜질식 관련 법안이 쏟아지고 있다. 사고 발생 후 일부 문제가 된 부분만 손보는 이른바 '핀셋 개정' 행태가 반복되는 셈이다. 경쟁적인 사후 대처식 법안 발의에 집중하기보다는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참사가 발생한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총 9건의 재난·시설물·산업안전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이는 지난달 30일 22대 국회 개원 후 '안전' 및 '재난' 관련 발의 법안(36건)의 25%에 달하는 수치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나"…화성화재 사흘만에 쏟아진 안전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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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화성화재 참사 당일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권 의원은 "최근 시설물 관련 각종 사고가 발생하고 노후 시설물이 증가하면서 현행 시설물 안전관리체계를 고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의된 개정안은 대체로 지엽적인 측면이 강하다. 예컨대 제12조(정밀안전진단의 실시) 1항을 보면 현행 '제1종시설물'에서 '제1종시설물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제2종시설물'까지 정밀안전진단 실시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제3조는 시설물 안전에 관한 '국가 등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제2항 '관리주체는 시설물 안전의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문구를 '수시 점검 및 보수 등을 통한 상시관리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로 개정하자는 내용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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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애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슷한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 개정안을 사고 당일인 24일과 26일 각각 대표발의했다.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같은 당에서 연이어 발의한 셈이다. 두 법안은 모두 산업안전보건법 제56조 1항(중대재해 원인조사 등)의 개정 필요성을 지적했다. 현행법안은 중대재해 발생 시 고용노동부장관이 원인규명 및 예방대책 수립을 위해 원인 조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정작 공단은 중대재해 원인조사가 수탁 업무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제한적인 활동을 법적으로 개선하겠단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후 대증요법식의 법제화가 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삼열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사고의 진상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제가 마련되는 것은 굉장히 적절치 않다"며 "법제가 있는데도 법을 안 지켰다면 처벌이, 법이 미비할 때는 입법을, 감독이 소홀했다면 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우선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제화는 근원적,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보수적인 수단으로 적절하고 분별력 있게 행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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