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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나비부인' 예상밖의 무대···조연, 연주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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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이탈리아 뜨리에스떼 베르디 극장(Trieste Verdi Teatro)의 오페라 '나비부인'(Madama Butterfly) 내한공연에서 주인공 '나비부인'보다 그의 충직한 하인 '스즈키'가 더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아울러 당초 많은 기대를 모았던 뜨리에스떼 베르디 극장 합창단의 코러스보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돋보였다.

1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오페라 '나비부인'은 한마디로 예상밖의 무대였다.

'나비부인'은 제국주의시대 미국 해군장교 '핑거톤'과 일본인 현지처 '나비부인'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버림받은 현지처의 자살을 그린 푸치니의 비극적인 오페라다.

떠난 남편이 화창한 날에 다시 돌아올 거라는 애절한 희망이 담긴 '어느 개인 날'을 비롯해 '나비부인'의 애절한 아리아가 관객들에게 전율을 이끌어내야 맞다. 하지만 정작 나비부인의 하녀 '스즈키'의 묵직한 메조 소프라노의 음색이 더욱 돋보였던 것.

'스즈키'역의 친지아 데 몰라(Cinzia de Mola)는 주인의 비극을 알면서도 옆에서 어린 주인을 보살피며 순종하는 하녀 역을 애절하게 소화해 관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나비부인' 라파엘라 안젤레티(Raffaella Angeletti)의 연기가 게이샤 답지않게 딱딱했던 반면 친지아의 연기는 그가 주목받지 않는 부분에서도 유연하게 계속됐다. 특히 3막에서 '핑거톤'과 그의 아내가 아이를 데리러 '나비부인'의 집으로 찾아왔을때는 그 연기가 정점에 이르렀다. 주인에게 닥친 엄청난 비극을 어찌하지 못해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그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큰 슬픔과 감흥을 안겨줬다.

남편을 기다리며 밤을 지새는 나비부인의 애달픔을 노래하는 허밍코러스는 당초 뜨리에스떼 베르디 극장 합창단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됐으나, 큰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오히려 극장 상임 지휘자 로렌초 프라치니(Lorenzo Fratini)와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극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번 공연의 무대는 일본 전통극 가부키의 요소를 차용해 심플하게 유지됐다. 등장인물들이 가부키 배우처럼 분칠을 하고, 주연배우들의 시중을 드는 검은 옷에 그림자같은 '구로고(黑子)'가 등장하기도 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무대 중간에 덩그러니 놓인 꽃병, 자결장면에서 검을 건내주던 구로고가 검은장갑을 끼지 않고 맨손을 보여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아울러 무대 뒤에 설치된 스크린은 극의 흐름에 맞춰 벚꽃이 흩날리고 별이 반짝이는 화면을 보여줬지만 조명의 영향으로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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