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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꽃남⑥]'꽃남', 막장논란에서 심의 경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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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KBS2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는 '조강지처 클럽' '너는 내 운명' '아내의 유혹' 등과 함께 이른바 '막장드라마'의 대명사로 꼽히는 작품이다. 방영 초부터 '막장' 논란을 일으킨 '꽃남'은 드라마의 깊이는 배제한 채 자극적인 소재와 이슈거리로 가득 채우며 당당히 막장드라마의 반열에 올랐다.

'꽃남'이 거둔 센세이셔널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를 '웰메이드 드라마'로 부르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단순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꽃남'은 비윤리적인 소재와 자극적인 설정, '막장'의 관습적인 장치를 마구잡이식으로 끌어들인 것도 모자라 종영에 임박해서는 극적 흐름과 캐릭터의 깊이를 무시한 사건 위주의 단순한 전개로 비난을 샀다. 헐겁고 엉성하며 개연성 없는 극적 구성과 어설픈 연기, 과도한 PPL 및 사운드트랙의 남발은 방영 내내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아야 했다.

'꽃남'이 방통심의위로부터 지적받은 것은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방송 초기에 주로 등장했던 학교 내의 지나친 폭력 묘사다. 금잔디(구혜선 분)를 집단따돌림시키는 과정에서 묘사된 폭력적인 장면과 금잔디를 속옷만 입힌 채 낯선 남자와 호텔에 눕혀 놓고 사진을 찍는 장면 등은 굳이 등장하지 않았어도 드라마의 전개에 하등 문제가 없는 요소들이었다.


또한 성과 부, 외모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그대로 반영하면서도 비판적인 사고나 반성적 성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은 이 드라마가 말초적인 자극 외에는 그다지 전달하는 게 없는 드라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자극이 '꽃남'의 성공 요인임을 부정할 수는 없으나 막장드라마의 얄팍한 상술을 마냥 미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꽃남'은 과도한 PPL의 대명사로 불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방송 초 뉴칼레도니아를 배경으로 촬영된 장면은 관광상품 홍보 광고에 가까웠고 마카오 배경 방송분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외에 구체적인 업체명, 상품명을 금세 떠올릴 수 있을 만한 음식점, 휴대전화, 아이스크림, 라면 등이 끊임 없이 노출돼 비난을 샀다.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PPL이 아니라 광고를 위한 PPL이라는 점이 더욱 문제가 됐다.

방통심의위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은 사안들 외에도 '꽃남'은 드라마의 완성도에 있어서 여러 모로 많은 지적을 받았다. 드라마 초반부에 비해서 눈에 띄게 떨어진 후반부의 완성도, 늘어지는 흐름, 만화보다 황당한 전개, 주연배우를 포함한 조연과 단역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력 등은 이른바 '생방송 촬영'으로 진행되는 주먹구구식 제작 시스템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지만 현재 방송국 실정에는 시청률 한자릿수의 잘 만든 드라마보다는 두자릿수 시청률을 이끌어내는 막장드라마가 더 절실하다. 사전제작 시스템을 도입한 MBC 수목드라마 '일지매'는 탄탄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외면받고 있지만,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이나 '꽃보다 남자'는 연일 승승장구하며 방송사의 효자상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것이 한국 드라마의 현실이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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