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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 여기자 예상밖 중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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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8일 중북국경에서 취재 도중 억류한 미국인 여기자들에게 노동교화 12년의 중형을 선고하면서 이들의 조기석방이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이 날 중앙통신을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재판소는 미국 기자 로라 링과 리승은(유나 리)에 대한 재판을 6월 4일부터 8일까지 사이에 진행하였다"며 "재판에서는 이미 기소된 조선민족적대죄, 비법국경출입죄에 대한 유죄를 확정하고 로라 링과 리승은(유나 리)에게 각각 12년의 로동교화형을 언도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하루에 끝나는 일반재판과 달리 나흘에 걸쳐 재판을 끝내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의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이 나온 직후에 미국인 기자들의 노동교화형 선고를 밝혔다. 또한 북한의 최고법원인 중앙재판소가 1심을 선고하면서 2심을 통해 형의 선고가 변경될 가능성을 차단했다. 이를 통해 미국인 여기자들에 대한 판결이 '변경의 여지가 없는 선고'라는 점을 '미국에 대해' 공지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란은 지난 1월 간첩혐의로 체포된 이란계 미국인 여기자인 록사나 사베리에 대해 1심에서 징역 8년형을 선고하고 항소심에서는 집행유예로 석방했다.

아울러 이들에 대해 선고한 죄명에서도 북한의 태도가 엿보인다. 북한 형법 제69조 조선민족 적대죄는 "다른 나라 사람이 조선민족을 적대시할 목적으로 해외에 상주하거나 체류하는 조선사람의 인신, 재산을 침해하였거나 민족적 불화를 일으킨 경우"를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다.

간첩죄, 조선민족해방운동 탄압죄 등 비슷한 구성요건의 다른 죄와 비교하면 조선민족적대죄는 '조선민족 적대목적'을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인 여기자들이 취재했던 탈북자 등의 북한 인권문제는 단순한 정보탐지를 넘는 '조선민족 전체를 적대'하는 행위로 북한당국이 파악하고 있음을 시사하면서 북한 인권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하는 미국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내비친 것이다.

이는 지난 1996년 8월에 압록강을 도강한 에번 헌지커에 대해 북한이 당시 "우리나라 내부 형편을 탐지할 목적"으로 건넜다고 보도하면서 간첩죄의 구성요건에 가깝게 표현했던 것에 비해 달라진 태도다.

따라서, 이번 미국인 여기자 억류는 에번 헌지커의 경우처럼 특사 파견으로 조기 석방될 가능성이 낮은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심의 여지가 없고, 일반 간첩죄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이 장기적으로 억류하면서 미국에 대한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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