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해소땐 탄력 붙을 듯...'형제의난' 확산시 영향 불가피
◇대우건설 재매각 결정이 불씨=
박삼구 그룹회장의 동생 박찬구 화학부문 회장이 금호산업 지분을 팔고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대폭 늘린 것은 지난 6월초 산업은행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직후였다. 금호그룹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 당시부터 박찬구 회장이 반대의견을 피력하는 등 그룹내에서 두 회장간 이견이 있었고, 최근 지분 거래를 통해 표면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박삼구 회장 부자(11.76%)와 함께 박철완씨(고 박정구 회장 장남) 지분(11.76%), 박재영씨(고 박성용 회장 장남) 지분(4.65%)까지 연대한다면 총 28.17%를 확보, 박찬구 회장 측 지분(18.47%)을 압도한다. 금호그룹은 금호석유화학-금호산업-대우건설 순으로 지분구도가 이어지는데, 박찬구 회장은 대우건설의 모회사인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한 상태이고, 최근 매집한 금호석유화학 지분도 나머지 형제들이 뭉칠 경우 힘을 잃게 되는 셈이다.
◇대우건설 매각은 예정대로 진행=
금융권에서는 향후 금호그룹 오너형제간 경영권 갈등 여지가 남아있지만, 누가 경영권을 장악하던지 대우건설 매각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 없이는 수조원대의 풋백옵션 문제는 물론 올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상환 등 그룹의 유동성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가지 변수는 박찬구 회장의 행보이다. 대우건설 매각이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점은 어디까지나 경영권 다툼이 악화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다. 따라서 박찬구 회장이 자신에 대한 해임 결의에 불복, 이사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제기한다면 본격적인 '형제의 난'으로 비화되며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이 경우 일사분란한 의사결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우건설, 서울고속터미널, 금호생명 등 주요 자산 매각도 간접적인 영향권에 놓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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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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