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반토막, 위기의 택배 구해야

최근 10년간 전반적 물가인상에도 불구하고 택배요금은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택배시장이 위기에 처한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택배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경유값은 540원(1999년 평균)에서 1408원(2009년 8월 현재)으로 160.7% 상승했지만, 국내 택배단가는 같은 기간 4070원에서 2350원으로 오히려 42.3% 하락했다.

상의는 보고서를 통해 “택배단가 하락은 영업소 수수료 인하로 이어져 택배사원의 근로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이는 서비스 불량으로 나타나 고객의 불만을 크게 증가시키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전자상거래가 큰 폭으로 성장해 택배물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화물자동차 증차제한으로 차량 수급난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택배용 차량은 약 6500대가 부족한 상황. 연간 20%의 택배물량 증가율을 감안하면 매년 3000대 이상의 증차가 필요하다.

상의는 “현재 택배업체가 난립하고 있어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보다는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저가공세로 생존경쟁에만 치중하고 있다”면서 “서비스경쟁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지정시간 집배송’, ‘영업소·택배사원 직영화 비율확대’, ‘표준 요율제 시행’, ‘화주와의 서비스약정제 실시’, ‘택배사원 자격제 운영’, ‘택배교육 의무화’ 등을 대안으로 꼽았다.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보고서는 “택배산업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이를 규정하는 법규 및 통계가 없어 산업의 실상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택배업의 업종지정’, ‘정부통계작성 의무화’, ‘운임표 갱신 정례화’ 등을 제안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현재 택배산업 종사자가 4만5000명에 달하고 매년 관련 일자리를 4000~5000개 가량 창출하고 있다”며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을 통해 튼튼한 장치산업으로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