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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IT, 연구개발비 분식회계 창구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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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익계산서상 영업익 인정...회식비까지 포함"

일부 중소 IT업체들이 연구개발비를 이용한 분식회계를 자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제재가 시급하다.

연구개발비는 원칙적으로 손익계산서상 비용 계정 과목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회사 발전을 위한 중ㆍ장기 성장 동력인 점을 감안해 연구개발 실적 및 진척도에 따라 비용에서 제외, 대차대조표상 자산 계정으로 등재될 수 있다. 사실상 자산 계정으로 전환된 액수만큼 손익계산서상 영업이익으로 인정되는 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업체인 A회사의 경우 지난해 회계장부상 연구개발비용으로 20억원을 집행했다. 이 가운데 80%에 육박하는 16억원은 미래가치를 인정받아 대차대조표의 무형자산으로 기록됐다. 총 20억원의 지출 중 20%만 비용으로 계상돼 손익계산서상에 영업이익이 16억원 늘어난 것.

H회계법인 관계자는 "지난해 16억원의 가치만큼 연구개발이 진척됐는지는 전적으로 회사 관계자의 발언과 리포트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며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도 회사가 청산되지 전에는 밝혀낼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부풀리기 위해 교묘한 방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IT테마주로 분류되는 B회사의 경우 정보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점을 악용해 타 부문 비용을 연구개발비로 둔갑시키기도 했다.
이밖에 R&D와 직ㆍ간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제조ㆍ관리부서의 인건비를 파견 형태의 일시적 인사(人事)를 통해 연구개발비에 포함시켜 무형자산으로 전환시키는 경우도 발견됐다.

문제는 일부 IT기업이 각종 경비 등을 부당하게 이연자산인 연구개발비로 회계처리하더라도 회계법인 등에서 이를 사전에 파악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H회계법인 관계자는 "일부 청산 절차에 들어간 기업을 조사하다보면 극단적인 경우 연구개발부서의 법인카드를 타 부서 회식비로 전용(轉用)하는 경우도 종종 적발된다"며 "그러나 IT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회사 관계자가 연구개발 진척도에 상응하는 비용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면 속수무책일 경우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연구개발비의 상당액이 무형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며 "특허권 등 연구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실적 없이 무형자산이 큰폭으로 늘어난 기업들은 도덕성과 관련한 여러 부실 징후 등이 감지된다"며 해당 기업들을 예의주시할 것을 당부했다. 국책은행 기업구조조정실 관계자도 "여러가지 부실 징후로 인해 회사가 최종적인 청산 작업을 거친 후에야 '관련 기술 개발은 없고 투자만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며 "연구개발비가 '중ㆍ장기 비전 확보'라는 이름하에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겨줄 수 있는 악재로 둔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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