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비담 역을 맡고 있는 김남길이 닮은 듯 다른 카리스마로 유신랑 역의 엄태웅의 포스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미실(고현정 분)의 버려진 아들이자 문노의 제자인 비담과 덕만에 대한 그림자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김유신의 캐릭터가 상반된 가운데 한 치도 지지 않는 매력 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 주인공 덕만이 위기에 봉착한 뒤에는 두 사람의 캐릭터와 특유의 카리스마가 더욱 빛난다.
같은 무인으로서 두 사람은 고유의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지만 '강직함'과 '유연함'이라는 다소 상반된 캐릭터로 비교되면서 더욱 큰 매력을 느끼게 한다.
김유신은 전형적인 강인함과 정직함을 띤다. 목검으로 바위를 수천 번 내려지는 장면은 그의 올곧음과 우직함을 여실히 드러낸다. 나라와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돼 있는 김유신은 한 곳만을 바라보고, 한 사람만을 바라본다.
반면 비담은 유연함과 뻔뻔함으로 무장했다. 뛰어난 무술 실력과 출생에 대한 콤플렉스, 남모르는 야욕 등에서 기인한 캐릭터다. 위기 상황에서도 얕은 웃음을 잃지 않다가도 순간적으로 표정이 바뀌는 것을 보면 자못 살기가 느껴질 정도. 명과 암을 넘나드는 감정 연기는 김남길의 연기력을 다시 한 번 평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 주위 사람들을 상대하는 능청스러움 속에는 현실을 직시하는 냉철한 눈이 도사리고 있으며, 위기 상황을 모면해야 할 때는 명석한 판단력과 특유의 기지를 발휘한다. 김유신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비담의 활약은 빛을 발하고, 시청자들은 그가 어느 순간 돌변할까 호기심을 키우면서 그를 예의 주시하게 된다. 과거나 지금이나 대중에게 꽤나 매력적인 캐릭터다.
서로 다른 캐릭터로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는 두 배우의 열연이 ‘선덕여왕’을 ‘국민드라마’로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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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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