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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블랙박스]양치기 소년 효성? 늑대에게 먹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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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황상욱 기자]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 선언을 놓고 그 파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주가는 급락하고 시장도 요동치고 있네요. 증권가에서는 효성에 대해 비웃는 목소리까지 들려오고 있습니다.

효성은 지난 22일 오후 늦게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이닉스 매각대상 주식은 하이닉스 총 주식의 28.07%로 총 매각 대금은 22일 종가기준(2만2050원)으로 순수 매각대금만 약 3조6500억원, 그리고 이 금액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4조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효성의 현재 자산총액은 7조4240억원. 하이닉스는 13조3750억원입니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덩치네요. 잘만 된다면야 효성은 순식간에 재계 순위가 크게 오를테고 하이닉스는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할 수 있겠지요.

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의 D램(DRAM)업체입니다. 하이닉스만한 회사를 만들려면 수십조원을 갖다 부어야 될 정도로 기술력과 규모를 갖춘 회사죠.
이 훌륭한 회사가 외국에 팔리지 않고 국내 기업에 의해 운영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다 똑같을 것입니다.

그런데 웬걸요. 이번 효성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재계는 물론 증권가까지도 일제히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호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이는 효성의 거짓말 때문입니다. 효성은 지난 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NDR)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효성은 하이닉스 인수 참여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합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본부장은 "효성 측이 인수설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며 "발표 전날에는 재무책임자가 휴가를 갔다고 하길래 설마설마했다"고 말했습니다.

재무책임자가 자리를 비웠다니,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었고 대기업 책임자들의 발언이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믿음을 저버리고 효성은 의향서를 냈습니다. 재무책임자는 어디에 계셨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이런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한가하게 휴가지에 계시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모 자산운용사 본부장도 "단 며칠 사이에 말을 뒤바꿀 줄은 몰랐다"면서 "앞으로 효성이 어떻게 하이닉스 인수를 진행해 나갈지 모르겠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섭섭한 마음뿐이다"고 전했습니다.

어쨌거나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효성의 이번 인수의향서 제출이 그저 양치기의 '늑대다~'라는 지름에 그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계속된 거짓말은 그나마 지금껏 지켜오고 있던 효성에 대한 마지막 믿음까지도 저버리게 될지 모르니까요.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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