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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기침체 틈타 수출 강국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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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틈타 글로벌 시장 지배력 대폭 확대, 각국 무역불균형 불만에 별다른 대책 없어

[아시아경제 양재필 기자] 중국이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무역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금융위기 이후 기업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경기침체를 틈타 글로벌 무역 강자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 들어 중국은 한때 최고였던 독일을 밀어내고 글로벌 최대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중국의 빠른 글로벌 시장 지배력 확대에 미국과 유럽 등은 이미 강한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전일 유럽집행위원회는 중국과 베트남 산 신발에 대해 반덤핑관세를 부과, 중국산 제품 공습에 대한 위협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중국은 다른 국가들이 경기침체로 시름하는 가운데에서도 저렴한 제품가격과 대규모 물량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왔다.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과 소비자가 가격에 민감한 상황에서 중국산 저가 제품의 승리는 어쩌면 예견된 것이었다. 중국 현지 공장들이 공격적으로 제품가격을 내리고 대량의 물건을 찍어내면서 중국산 제품은 기존 시장은 물론 새로운 제품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까지 미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군림해오던 캐나다도 중국산 저가 제품 공습에 무릎을 꿇었다. 지난 해 1월~7월까지 15%를 하회하던 중국의 대미수출은 올해 같은 기간 19% 증가한 반면 캐나다의 대미수출은 17%에서 14.5%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제품은 미국시장도 빠른 속도로 잠식해가고 있다. 기존 일정 품목에 머물던 중국 제품들은 최근 전 영역에 걸쳐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니트 수요가 10% 이상 급증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일본과 이탈리아 역시 미국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의 이러한 글로벌 시장 지배력 확대 현상에 대해 “중국 제조업자들이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 적극적으로 제품가격 삭감에 나선 것이 주요했다”고 분석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이 종전 한정된 품목에서 벗어나 다양한 저가 제품을 내놓으면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자들의 가격부담을 덜어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피터슨 인스티튜트 이코노미스트 니콜라스 R. 라디는 “중국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노동시장의 탄력성이 뛰어나고 시장 변화를 빠르게 파악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산 제품의 질적인 부분이 항상 논란이 되고 있지만 그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정부의 수출 지원책과 달러대비 위안화 약세도 중국 무역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영은행 등을 통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달러를 수출 관련 산업에 지원하고 있으며 세금감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출을 독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인상적이다. 세계무역정보서비스(GT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이 전 세계에 수출한 의류와 장난감, 곡물 및 기타 상품들은 521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지난 해 상반기에 비해 22% 줄어든 규모이기는 하지만 같은 기간 대부분의 국가들이 무역에서 참패한 것을 감안하면 꽤 좋은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 제품 수출에서 앞서나가던 일본도 중국의 추격에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 1999년 일본산 전자제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8%에 달했으나 최근 그 수치는 7%로 낮아진 상황이다. 반면 중국 산 전자제품 비중은 지난 해 10%에서 20%로 증가했다.

글로벌 무역에서 중국의 단독 질주가 장기화되자 유럽과 미국 등은 밀려드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관세조치와 불법 무역에 대한 조사로 대응하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최근 IMF도 중국이 국제 무역균형에 동참할 것과 다른 국가 통화에 대한 위안화 절상을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의 가장 큰 수요자이자 세계 최대 적자 무역국인 미국은 위안화 절상을 매일 같이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수출과 제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런 반응이다.

무역 당사국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힌 중국 정부도 수출위주의 중국경제가 내수소비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저가 제품 수출의 한계에서 벗어나 향후 컴퓨터 칩이나 비행기, 의약제품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출 품목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중국내 부유층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내수 중심 소비도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중국 수출업자들은 글로벌 경제균형 추진과 위안화 절상화가 향후 중국 저가 제품의 경쟁력을 크게 훼손시킬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크레디트스위스의 타오는 “중국은 더 강해질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의사를 밝힌 만큼 미래에는 새로운 중국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재필 기자 ryanfee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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