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박 전 대표는 모친인 고(故) 육영수 여사가 충청 출신으로 이 지역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데도 , 한나라당 후보 지원 유세 등에 나서지 않은데다, 최근엔 ‘세종시 원안 추진’ 발언으로 적전 분열을 초래했다는 당내 비판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권 내에선 이번 충북 선거 결과를 계기로 ‘친이 대(對) 친박(親朴)’의 계파 간 갈등이 재차 노골화하면서 적잖은 ‘후폭풍’이 몰아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선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박근혜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지역 사정에 밝은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도 "예전부터 충북 출신 민주당 의원들이 세종시 이전기관 변경 고시 등을 요구했지만, 지역 주민들에겐 그보다 진천·음성 혁신도시가 더 큰 문제였던 걸로 안다"면서 "당초 우린 이 지역에서 '접전'을 예상했으나 갑자기 세종시 문제가 불거져 결국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즉, 김종률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한동안 공황 상태에 빠졌던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정운찬 국무총리 등 여권 관계자들의 세종시 관련 발언으로 충청권 민심이 한창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정범구 후보가 현(現) 정부의 '충청 홀대론'을 주장하며 표심(票心)을 직접 자극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당의 다른 관계자도 "선거 결과를 받아보니 이미 세종시 논란이 상당히 진행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씁쓸함'을 나타냈다.
아울러 다른 한편에선 '친박(親朴)'계 의원들이 간접 지원에 나선 경남 양산 박희태 후보의 승리와 비교할 때 이번 충북 선거 결과는 결국 '박근혜 없는 선거=한나라당 패배'라는 등식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이 경 후보를 공천하자 이에 반발, 탈당과 함께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경회 후보 탓에 여권 표가 분산된 점도 패인의 하나로 거론된다.
이날 충북 지역 재보선 최종 개표 결과, 정범구 민주당 후보는 3만1232표(득표율 41.94%)를 얻어 2만2077표(득표율 29.64%)의 경대수 한나라당 후보를 9155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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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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