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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밖에선 강했다가 안에선 약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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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미 달러가 최근 뉴욕, 유럽 등에서는 강세를 띠었다가도 국내시장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실업률이 대폭 개선되면서 금리 인상 기대감에 달러 매수세가 급증하면서 역외환율이 1160원선에 육박한 이후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50원대 후반에서 거래됐다.
전일에도 버냉키 미 연준의장이 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강조하면서 뉴욕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달러는 여전히 강세를 이어갔다. 주말동안 유로달러 환율은 1.50달러대에서 1.48달러대로 급락했다.

그런데 이토록 역외에서 강한 달러가 유독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부실하다.

주초부터 시장참가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역외 환율과 미 금리 인상 관측 등을 반영하면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코스피지수가 상승하고 유로달러 환율도 반등하면서 환율은 지지부진했다. 거래량도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55억6450만달러에 그쳤다.
이날 역시 원달러 환율은 1150원대 중반에서 게걸음만 지속하고 있다. 오전중 네고 물량이 유입되면서 상승세가 막힌 이후 하단에서는 당국 개입 경계감에, 상단에서는 주식자금 및 네고 물량 부담에 옴짝달싹 못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것은 일단 글로벌 달러 강세가 제한적인 움직임에 그칠 것이라는 시장참가자들의 인식이 작용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미국이 조기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달러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이어져 환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이같은 관측에도 국내 증시는 견조했기 때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금리 인상이 상품 가격 하락을 촉발할 수 있지만 이머징마켓 증시 급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류현정 씨티은행 부장은 "일단 국내 경제상황이 경상수지흑자 등 외환 수급사정도 좋은데다 미국 경기가 회복하고 금리 인상 국면에 접어 든다면, 소위 달러 캐리트레이딩 언와인딩은 환율 상승요인이겠지만, 반대로 금융시장 안정은 투자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며"며 "이머징 마켓 중 상대적으로 양호한 우리 나라투자가 확대될 수도 있는 만큼 글로벌 달러 회복세의 환율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순매수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7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난주에 8706억원, 이번주 들어 3600억원 이상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글로벌 달러 약세에 대한 인식은 지지부진한 환율에 한몫하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이 적극적인 롱플레이를 자제하게끔 하는 요인이기 때문.

유로달러 환율이 1.48달러대로 내려서기는 했지만 일단 1.50달러대를 본 투자자들은 섣불리 추가 달러 강세를 점치지 않는 분위기다. 연말 북클로징을 마치거나 앞둔 시장 참가자들이 많아 적극적인 플레이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조재성 신한금융공학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일단 달러 강세가 금융시장 혼란에 따른 강세가 아닌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유발된 강세라는 점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대비 달러강세로 이어지지 않는 부분"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현재도 높은 수준이라고 보는데다 하락 트렌드에서 반등시 달러 매도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고 물량 역시 견고하다. 1150원대 후반에서 수출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고점 매도를 시도하면서 환율 레인지 상단을 틀어막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도 네고물량, 주식자금 등에 기댄 트레이딩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역외 투자자 움직임도 뜸해졌다.

한 시장 참가자는 "글로벌 달러 동향에 민감하던 역외투자자들이 최근 원·달러 환율에 대해 혼재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1160원~1170원 가면 많이 나오는 네고물량이 의식되고 북클로징을 꽤 많이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수출업체 네고와 외인 주식 순매수가 위쪽을 제한하고 있고 아래쪽에서 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반등에 대한 탄력이 줄어든 점도 있다"며 "수출업체들은 내년 대비를 위한 헤지로 계속 환율이 오르면 달러를 팔고 있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증시 투자에 대한 부담도 적어서 외국인이 주식을 꾸준히 사고 있어 딱히 달러를 강세로 돌려놓을 만한 재료가 약하다"고 말했다.

정팀장은 "단 달러 약세에 대한 기술적 부담이 크고 이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도 강해서 연말 유동성 엷은 장에서 달러 강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내다봤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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