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진영곤 사회정책수석으로부터 영리병원 도입 문제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영리병원은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인 만큼 시간을 충분히 갖고 관련부처와 협의를 통해 신중히 검토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당초 영리병원 도입에 적극적이었다. 대선과정에서 규제완화와 신성장동력 육성 차원에서 영리병원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또한 올해초 신년 연설에서도 "의료, 관광, 교육, 금융 등 고부가 서비스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키워 좋은 일자리와 국부창출의 원천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 추진, 4대강 사업 등 메가톤급 이슈가 적지 않은 정치적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내년 국정운용 기조를 '친(親)서민 중도실용'으로 내세운 마당에 영리병원 도입이 가져올 후폭풍을 경계한 것. 어떤 식으로든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의료서비스의 가격과 질은 천차만별이 된다. 경제위기 국면에서 취약한 서민계층이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릴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되는 것.
두 장관의 이러한 입장 차이는 재정부와 복지부가 15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보건산업진흥원에 공동 발주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필요성 연구'에 대한 용역 결과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두 기관의 전망은 극과 극이다. KDI는 산업적 기대효과를 강조했고 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의료체계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우선 영리병원 도입시 의료비 부담과 관련, KDI는 연간 2560억원 감소를 전망했고 보건산업진흥원은 최대 4조300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적 효과 역시 KDI는 부가가치 24조원, 고용창출 21만명 등 긍정적 결과를 예상한 반면 보건산업진흥원은 공공·지역의료 부실화, 중소병원 폐업 등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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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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