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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바다건너 결제된 '지갑속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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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내 지갑 속에 꽂혀 있는 신용카드가 미국 땅 어딘가의 주유소와 약국에서 결제가 됐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면? 그것도 불과 28분 만에 연달아 두 건. 처음 겪는 사람이라면 눈을 의심하면서 전산 오류쯤으로 넘길 듯하다.

하지만 20여분 뒤 카드사에서 걸려 온 전화 한 통에 황당함을 뛰어 넘어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상황은 급반전한다. 내 명의의 카드가 '어딘가'에서 도용돼 외국 '어딘가'에서 결제가 실제 이뤄졌으니 해외 사용을 우선 정지하겠다는 '통보'를 받으면서부터. 그리곤 카드를 재발급 받아야 하니 절차를 거치라는 카드사 신용보호팀 직원의 설명이 이어진다. 친필의 이의신청서를 써서 보내면 카드사가 전액 보상을 해준다는 얘기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사생활 보호를 외치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알러지' 반응을 보일 정도다. 그렇다면 보상에 대한 관심보단 어디에서 내 정보가 새어 나간 건지, 카드 사용자를 잡을 수는 없는 건지, 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은 몇이나 되는지 등을 따져 물을 듯싶다. '왜 하필 나'인지까지. 하지만 속 시원한 답변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다. 다만 제주도 모 가맹점에서 카드를 사용한 4000여명이 집중 모니터링 대상이 됐고 그 중의 한 명이라는 얘기만 겨우 들을 수 있었다.

사실 카드 정보 유출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사례가 많지 않아 주위 경험이 없기에 몰랐을 뿐이다. S카드사 직원에 따르면 이처럼 황당한 전화를 받는 사람은 하루에 10명도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꾸준히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금융 당국에 매 분기 보고를 하고 있다.

여전히 뾰족한 대책은 없다. 그저 예방이 대책이라면 대책이다. 보안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영세 가맹점 단말기를 통해 정보가 해킹되고 있기 때문에 속수무책이라고 한다. 카드사로서 예방책은 모니터링을 하면서 카드 사용 내역을 문자로 받아 보도록 권유하는 1차원적인 수준에 그친다니 답답할 따름이다. 말 그대로 사후약방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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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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