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황을 묻기 위해 한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에 전화를 걸었던 지난 금요일. 한 애널리스트는 두바이발 루머, 출구전략 등에 대한 전망 등을 얘기하면서 이같은 말을 덧붙였다. 리서치센터가 증시전망 자체를 바꾸기도 하냐고 질문하자 그제야 "상반기에 주가가 바닥을 찍는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예상했는데 시장 흐름이 생각보다 긍정적"이라며 "저희 하우스 뷰가 조금 앞당겨진 것으로 생각하면 되겠다"고 다급히 답한다.
리서치센터들도 이같이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법인영업이 중시되는 요즘 분위기에서 시장 흐름에 크게 배치될 경우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기 때문이다. 투자전략팀과 애널리스트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 색깔 있는 비관론으로 존재감을 과시해온 국내 한 대형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지난해 말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분석 보고서도 크게 달라졌다. '매도' 리포트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 투자자들은 "애널리스트 보고서에서 '중립'이라고 한 것은 사실상 '매도'와도 같다. 요즘도 애널리스트 분석 보고 주식하는 사람도 있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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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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