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정수빈이 홈런 한 방으로 사직야구장의 열기를 잠재웠다.
정수빈은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 플레이오프 4차전 팀이 3-2로 앞선 9회 1사 2, 3루서 고영민 대신 대타로 타석에 나섰다. 김사율과 교체돼 마운드에 오른 임경완과의 승부.
정수빈은 타구의 종착점을 확인한 뒤 두 팔을 쭉 뻗고 환호하며 2루와 3루 베이스를 밟았다. 이내 홈을 밟은 그는 먼저 들어온 3루 주자 이종욱과 2루 주자 오재원과 포옹을 하며 기뻐했다. 순식간 팀에 승기를 안기는 세리머니였다.
정수빈의 홈런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침체된 분위기의 팀에 안기는 반전의 계기. 그리고 준 플레이오프서 철벽 방어를 자랑하던 롯데 불펜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본보기였다.
팀에서 막내나 다름없는 정수빈은 홈런 뒤 더그아웃에서 팀 동료들로부터 3분여간 칭찬을 받았다. 헬멧과 엉덩이를 때리고 심지어는 안마를 두들겨주는 선수까지 있었다. 이번 준 플레이오프 더그아웃 풍경 가운데 가장 화목해보였다.
이후 두산 타선은 매번 고개 숙였던 롯데 불펜 진 공략에 탄력을 받았다. 김동주, 용덕한, 이종욱 등의 안타에 힘입어 5점을 더 추가했다. 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롯데에게 당했던 불펜진의 몰락을 그대로 돌려줬다.
한편 정수빈의 홈런 뒤 두산의 계속된 득점에 사직구장 팬들은 줄지어 입구를 통해 퇴장하기 시작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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