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강원랜드에 드나들었다고 백안시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적발된 공무원들의 카지노 방문 횟수를 보면 단순 오락 차원을 벗어난다. 조사 대상자들은 모두 최근 3년간 60차례 이상 드나들었다. 단순 계산해 1년에 최소 20차례, 즉 한 달에 두 번 정도 출입한 셈이다. 도박중독이 아니라면 왕복 몇 시간씩 걸리는 강원도 정선의 강원랜드를 이렇게 자주 찾기는 힘들 것이다. 더욱이 한 공무원은 180차례나 출입해 '출근하다시피 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카지노 게임에서 돈을 벌기 보다는 잃기 쉽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적발된 공무원들이 도박에 빠져 있었다면 적지 않은 돈을 잃었을 것이다. 한국도로공사의 한 현장 간부는 강원랜드에서 도박에 거는 베팅 금액의 1%를 적립해 주는 이른바 '콤프'가 1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이를 역산하면 판돈이 100억원에 이른다.
이들이 도박으로 날린 돈이 자기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을 사람은 별로 없다. 뇌물 등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돈일 공산이 크다고 보는 게 상식이다. 아니면 잃은 돈을 벌충하려고 민원인에 손을 벌렸을 가능성도 있다. 이들 공직자들이 쓴 판돈의 출처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정부는 일선 공직자들의 근무기강을 부패 척결차원에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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