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고용통계는 취업 현장의 빛과 그림자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전체 취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취업자는 총 2382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32만3000명이 늘어났다. 2004년 이후 최대 규모다. 그럼에도 실업자가 줄기는 커녕 전년보다 3만1000명이 늘어난 92만명에 달했다. 취업자와 실업자가 함께 늘어나는 기현상은 늘어난 일자리보다 취업을 원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업률도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라간 3.7%에 달했다.
고용시장의 양극화 현상도 깊어졌다. 지난해 12월 기준 상용근로자는 1년 전보다 71만5000명이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세를 주도했다. 하지만 자영업자가 12만7000명 줄어든 것을 비롯해 임시직, 일용직 등 취약계층 일자리는 모두 감소했다. 건설업 불황 등이 이들에게 실직의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자영업자의 감소 현상도 경기회복에서 소외된 서민들의 고통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재정기획부는 고용지표를 발표하면서 "당초 목표인 실업률 3.8%를 초과 달성했다"며 "올해 취업자 28만명 증가 목표 달성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말했다. 안이한 자세다. 올해 취업자 증가 목표 28만명은 작년 실적에도 못 미치는 미흡한 수치다. 더 걱정되는 것은 수그러들지 않는 청년층 고실업, 일용직이나 자영업자와 같은 저소득 취약계층의 일자리 문제다. 깊어지고 있는 고용시장의 양극화 현상에 각별한 고민과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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