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민간분양시장 전년대비 90% 이상 급감
건설사들의 보금자리주택 '기피현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주택시장 위축으로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분양 일정을 조율하던 건설사들은 '보금자리주택' 청약일정을 개점휴업 시기로 삼는 것을 당연시 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 1월 분양시장 전국 분양 예정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총 3곳 1044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역대 최고 물량인 2008년 1만9817가구에 비해서 94.8%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월 1만4802가구와 비교해도 93%나 줄었다. 비교적 1월 비수기에도 분양활동을 활발히 했던 대형 건설사들마저 올핸 자취를 싹 감췄다.
반면 보금자리주택 분양시장의 열기는 뜨겁다.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서울 강남·서초지구 보금자리주택 본청약은 현재까지 높은 경쟁률 속에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강남권'이라는 입지적 장점과 3.3㎡당 924만~1056만원대의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로또', '황금알'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특별공급이 각각 54대 1, 38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접수를 마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금자리 청약기간 민간에서 무리하게 분양을 추진해봤자 득이 될 게 없다는 인식이 퍼지게 된 것이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 팀장은 "주택경기 침체기에 시세보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이 나오게 되면서 민간 건설사들의 분양가가 높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일부 건설사들은 분양가 책정에도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라 말했다.
지난해에도 민간건설사들이 위례신도시(3월)나 보금자리주택 2차지구(5월)와 3차지구(11월) 사전예약을 피해 일정 이후로 분양 계획을 조정하면서 정면 대결을 피하는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2010년 연초 25만3000여 가구가 민간에서 공급될 계획이었지만 전국 8만6000여 가구 공급에 그쳤다.
송현담 주택건설협회 본부장은 "보금자리주택이 민간 시장을 잠식시키지 않을 절충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며 "보금자리주택의 임대주택 비율을 현재보다 더 늘리고 분양은 줄이는 등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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