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간) ECB 공식 자료에 따르면 ECB는 지난주 국채 매입을 중단했다. ECB는 지난 해 연말까지 시장에 확산된 재정적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주당 30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꾸준히 매입했다. 그 전주에도 ECB는 1억4600만유로의 국채를 매입했으며 총 매입 규모만도 765억유로다.
치솟는 물가에도 당장 오는 3일 진행되는 통화정책회의에서 ECB는 기준금리를 1%로 동결할 전망이다. 그러나 전달 2.2%보다 오히려 물가가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ECB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들어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매파적 발언을 지속했다. 그러나 국채매입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이러한 경고는 ECB가 금리인상에 미온적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
문제는 단기적인 인플레이션일지라도 이미 재정적자로 휘청이고 있는 유로존에는 큰 타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치솟는 물가는 임금인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ECB가 최근 다른 어떤 중앙은행보다도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이유다.
그나마 유럽 내 가장 단단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독일의 지난달 인플레이션 역시 지난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인 2% 상승을 기록한 점도 ECB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최근 들어 유로존재정안정기금(EFSF)을 통한 채권 매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ECB의 이번 움직임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닉 매튜 RBS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EFSF의 채권매입 등 역할강화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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