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발간, 우리 잡곡으로 만드는 '웰빙레시피'
오늘날 우리네 식탁에서도 잡곡밥은 곧 가족의 건강을 고려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각종 성인병이나 아토피와 같은 질환을 개선하고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어른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일부러 여러 잡곡을 섞어 먹이는 가정이 크게 늘고 있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고지연 박사로부터 우리 잡곡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음식과 조리법을 들어 봤다.
◆ 바쁜 아침, 속을 든든히 채워주는 잡곡죽, 잡곡선식 = 녹두는 특히 해독 작용이 뛰어나다. 본초강목에는 '녹두는 성질이 차고 백독을 풀며, 번갈(갈증)과 여러 가지 열을 다스린다'라고 설명돼 있다. 이 때문에 녹두를 무르게 만들어 죽으로 먹으면 술 마신 다음 날 숙취를 해소하는데도 그만이다.
선식은 흔히 현미나 찹쌀, 보리쌀, 검정콩, 검정깨, 들깨, 율무 등을 열을 이용해 볶은 후 갈아서 만든 음식으로, 미숫가루가 대표적이다.
곡류를 열로 살짝 익힌 상태이기 때문에 생식보다 훨씬 먹기 쉽고, 또 분말로 만들었기 때문에 다른 음식들을 조리할 때 첨가하기 쉽다.
물론 그 자체로도 물이나 우유에 타 먹으면 풍부한 탄수화물 섭취원이 된다. 선식을 탈 때 믹서기를 이용하면 덩어리지지 않고 깨끗이 풀리며, 여름에는 얼음을 더해 청량감 있는 시원한 음료로도 즐길 수 있다.
<녹두죽 만들기>
재료(1인분) : 깐독두 3큰술, 불린쌀 3큰술, 물 3컵, 소금 약간
만들기
① 깐녹두와 쌀을 충분히 불려서 준비한다.
② 불린 녹두를 껍질을 벗기고 잘 씻어서 냄비에 분량의 물, 쌀과 함께 넣어 약한 불로 끓인다.
③ 녹두가 익고 쌀이 부드럽게 퍼지면 소금을 넣고 간을 맞춘다.
<잡곡선식을 이용한 쉐이크 만들기>
재료(1인분) : 두유 혹은 우유 150㎖, 각얼음 약간, 선식가루 3큰술, 설탕 혹은 꿀 약간
① 믹서기에 우유 혹은 두유와 선식가루, 설탕을 넣는다.
② 선식가루가 잘 풀릴 때까지 믹서기를 돌린다.
③ 차갑게 마시려면 각얼음 몇 개를 넣고 얼음이 대충 부서질 때까지 믹서기를 돌린 후 컵에 담아낸다.
◆ 수수, 율무를 이용한 특별한 잡곡 요리 = 두부는 단백질과 지질, 칼슘, 칼륨 등 무기질이 풍부하고 소화율이 높아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반찬이다.
우유와 함께 영양학적으로 거의 완전식품에 가깝지만 제조상 비지를 걸러내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식이섬유와 탄수화물이 걸러져 두부 자체에는 탄수화물과 식이섬유 함량이 각각 1.4%, 0.2%에 불과하게 된다. 이 때문에 밥과 두부를 함께 먹으면 영양학적으로 균형을 갖출 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잡곡두부는 콩으로 만드는 두부에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수수가루를 첨가, 두부에 부족하기 쉬운 식이섬유와 미네랄 함량을 높이고 인체 내 활성산소를 막아주는 폴리페놀의 함량도 일반 두부에 비해 30~50% 높였다. 일반 두부에 비해 곡류 특유의 구수한 맛이 가미된 점도 특징이다.
수수가루를 첨가하는 양을 늘리면 단단한 모양은 잘 잡히지 않으나 떠먹을 수 있는 부드럽고 구수한 형태의 두부로 만들 수 있다.
흔히 차로 많이 이용되는 율무는 곡류 중 단백질 구성 좋고 지방과 칼슘, 철, 비타민과 같은 영양소가 풍부해 피부 미용에 좋다.
당나라 시대 양귀비가 실천한 피부 관리법 중 하나가 율무기름이라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올 정도로, 율무는 여드름 및 각종 피부질환, 검버섯, 주근깨 등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의 레시피에 따라 만든 율무누룽지탕 한그릇이면 가족들을 위한 특별한 만찬으로도 일품일 듯 하다.
<수수두부 만들기>
재료(1인분) : 콩 300g, 볶은 수수가루 2~3큰술, 간수가루 1작은술
① 불린 콩을 콩 무게의 8~10배 분량의 물과 함께 믹서기에 간 후 삼베나 면포를 이용해 비지를 걸러내 생두유를 얻는다.
② 깊고 넓은 냄비에 생두유를 넣고 바닥에 눌지 않도록 저어주면서 끓인다.
③ 충분히 끓은 뒤 불을 끄고 한소끔 김이 나가도록 약간 식힌 상태에서 따듯한 물 반컵에 간수가루 1작은술과 볶은 수수가루 2~3큰술을 넣고 혼합한 간수액을 잘 섞는다.
④ 잠시 후 두부가 엉겨 가라앉기 시작하면 준비된 두부 틀에 면포를 깔고 붓는다.
⑤ 두부틀 위에 무거운 것을 올려놓아 수분이 빠지고 단단해지도록 30분 이상 기다린 후 꺼내면 완성된다. 수수가루를 첨가한 두부는 일반 두부에 비해 무르기 때문에 누르는 시간을 길게 하는 것이 좋다.
<율무누룽지탕 만들기>
재료 : 불린 율무 1컵, 찹쌀 1컵, 불린 해삼 2개, 새우살 50g, 오징어 1마리, 굴 50g, 청주 1작은술, 마늘, 고추, 대파, 소금 약간, 굴소스 1/2큰술, 참기름
육수 : 물 8컵, 닭 1/4마리, 마늘 3쪽, 대파 1대, 마른 홍고추 2개, 통후추
녹말물 : 녹말 3큰술, 물 1/2컵
① 솥에 율무와 찹쌀을 넣고 밥을 지어 프라이팬에 얇게 깔아 누룽지를 눌린다.
② 누룽지는 사방 5cm 정도로 잘라 준비한다.
③ 육수 재료를 30분 정도 끓여 육수를 만들고 건더기는 건져낸다.
④ 해삼, 새우, 오징어, 굴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⑤ 끓는 기름에 누룽지를 튀긴다.
⑥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마늘 저민 것과 대파를 넣고 볶다가 해물과 청주를 넣고 볶은 뒤 육수를 넣고 끓인다.
⑦ 여기에 튀긴 누룽지를 넣고 굴소스, 소금으로 간하고 녹말물을 넣어 걸쭉하게 농도를 맞춘 뒤 참기름을 두른다.
조인경 기자 ikj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