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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 “<로열 패밀리>, 실은 이제부터 시작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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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로열 패밀리> 기자간담회

지성 “<로열 패밀리>, 실은 이제부터 시작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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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앉아 있어도 이게 앉아 있는 건지 모르겠고, 눈을 뜨고 있어도 눈을 뜬 건지도 모르겠어요.” 지성은 농담처럼 이야기했지만, 그 자리에 있던 그 누구도 감히 그게 농담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MBC <로열 패밀리>는 그 동안 우리가 보았던 한국 드라마의 평균 속도를 우습게 추월한다. 한국 최고의 재벌 JK 그룹의 이너써클 정가원 안에서는 숨 돌릴 틈 없이 갖가지 사건이 터져 나온다. 지주회사 사장 자리를 놓고 서로의 욕망이 치열하게 부딪히고, 음모도 사건도 모두 단거리 달리기의 속도로 전력 질주한다. 보는 이의 예상을 허락하지 않는 속도의 전개를 시청자보다 한 발 앞서 이해하고 연기로 표현해야 하는 배우들은 더 없이 피로해 보였다. 그러나 그 피로감을 견디게 만드는 것은 유례없이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었다. 15일 인천 송도의 촬영장에서 <로열 패밀리>의 두 주연배우 염정아, 지성과 한희 CP를 만나 나눈 대화를 옮긴다.


“K는 실제 재벌가에 시집 간 배우와는 무관”

지성 “1회 첫 장면은 가장 영광스럽고 보람 있는 장면”

지성 “1회 첫 장면은 가장 영광스럽고 보람 있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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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_QMARK#> 사건 위주로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가 압권이다. 호흡을 따라가는 게 관건일 거 같은데.
염정아
: 감독님하고도 그 문제로 상의하고 있는데 참 힘들다. 호흡이 빠르니까 배우들끼리 잡담할 시간도 없다. 얼굴만 보면 작품에 대해 의논하느라 바쁘다.
지성: 다른 드라마와는 달리 장면마다 굉장히 해석하는 게 어렵다. 드라마 전개를 우리만 알고 가면 되는 게 아니니까 보시는 분들이 다 인지하고 보실 수 있나 걱정도 되고. 촬영보다 회의를 더 길게 한다.
한희 CP: 한국 드라마의 관습을 보면, 남편이 죽었으면 사진을 보고 운다거나 하는 감정적인 호흡이 있지 않나. 그런 걸 툭 잘라버리고 바로 다음 사건으로 가는 게 <로열 패밀리>의 호흡이다. 감정선이 너무 덜 보이지 않나 어필도 했는데, 거의 작가 분들 지향점대로 갔다. 이제는 이 작품만의 호흡과 속도를 감을 잡은 거 같다.

<#10_QMARK#> 말 그대로 ‘로열 패밀리’인 정가원에서 홀로 이질적인 존재인 김인숙(염정아)이 이름 대신 ‘K’라고 불리며 따돌림 당한다는 설정이 실제 재벌가의 며느리였던 모 배우를 연상시킨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한희 CP
: 그래서 사실 작가진에서도 오해를 살 수 있는 대사를 좀 뺐다고 하더라. 그런 의도가 전혀 아닌데 자꾸 누군가를 연상 시킬까 봐. 그 부분의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애초에 실제 인물 때문에 쓴 드라마도 아니고.

<#10_QMARK#> 가슴 모양이 망가질까 봐 모유수유를 금지시키는 JK그룹은 사람들이 재벌에 대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훌쩍 뛰어 넘는다. 혹시 작품을 보고 ‘그들’의 항의는 없었나?
한희 CP
: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어떠한 반응이나 항의가 없다. 그 분들도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로 보시는 건지. (웃음) 이제 우리도 이 정도의 이야기는 드라마로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10_QMARK#>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김인숙과 한지훈(지성)도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니라서 연기 톤을 유지하는 것도 숙제일 것 같다.
염정아
: 물론 나는 김인숙이라는 여자의 과거도 다 알고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큰 내용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걸 인숙이 어떻게 표현할지는 모르는 거다. 그게 궁금해서 매번 작가 분들께 “다음 대본 나한테 먼저 주면 안 되냐”고 묻는다. (웃음) 매 회가 숙제인데, 그게 재미인 것 같다. 정해놓고 가는 게 아니라, 한 회 한 회 만들어가는 재미.
지성: 너무 속도가 빠른 작품이다 보니 혼자 대본을 보면 그 느낌을 확실히 인지 못 할 때가 있다. 장면 수만 해도 회당 80신이 넘으니까. 시간이 없으면 상대 배우와 맞춰보면서 함께 느낌을 잡아가야 한다.

<#10_QMARK#> 김인숙과 한지훈의 후원자 관계가 너무 일찍 밝혀지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었는데.
지성
: 인숙이 지훈을 후원해 왔다는 사실은 큰 부분이 아니다. 인물의 과거사와 얽혀 있으니 초반에 크게 부각됐지만, 실은 이제부터 시작인 거다. 그래서 이번 주 촬영할 때는 홀가분했다. 이제 두 사람 관계를 드러내도 되니까.
한희 CP: 지금 대본이 세 번째 버전인데, 첫 번째 버전은 이것보다 더 빨랐다. 지금 버전에는 5, 6회에도 아직 안 나온 사건이 그 버전에선 1회에 터지고 그랬으니까. MBC도 사실 그 버전을 보고 편성을 결정한 거다. 물론 ‘더 느리게 바꿔 주시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웃음)

“김영애 선생님은 실제로 너무 귀여우시다”



염정아 “호흡이 빠르니까 배우들끼리 잡담할 시간도 없다”

염정아 “호흡이 빠르니까 배우들끼리 잡담할 시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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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_QMARK#> 염정아는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게 인숙이란 인물에 푹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염정아
: 그런 게 있다. 말투도 바뀐 거 같고. 그런데 지금은 실제로 좀 피곤해서 그렇다. (웃음) 확실히 체력이 아기 낳기 전 같지 않다. 나이도 꺾어졌고. (웃음) 그래도 오늘을 기점으로 싹 바뀐다. 인숙이 처한 환경이 변화하기 시작하는 장면을 촬영 중인데, 지금까지는 옷 입는 거나 헤어스타일도 최대한 청승맞게 연출하고 있었다면 이제 스타일도 시원하게 바뀐다.

<#10_QMARK#> 실제 엄마가 된 것이 모성애가 강한 인숙을 연기하는 데 영향을 주던가?
염정아
: 지훈과 대화하는 장면이었는데, 주위가 산만해서 감정이 잘 안 잡혔다. 그런데 지훈의 대사 중에 극 중 아들 병준(동호)의 이름이 나오니까 순간 울컥 하더라. 그런데 정작 집에 못 들어가고 있어서 (웃음) 아기가 너무 보고 싶다. 그 마음이 가득 차 있다.

<#10_QMARK#> 1회 첫 장면이 지훈의 클로즈업으로 시작한다. 혼자서 독백하듯 던지는 대사도 3분 정도 길이인데, 그 장면을 찍을 때 어땠나?
지성
: 대본을 보고 남자답게 연출부에 이야기했다. 첫 촬영 날 첫 장면으로 넣어 달라고. 도전이었는데, 나중에 엄청 후회했다. (웃음) 캐릭터에 더 몰입한 다음에 찍었어야 했는데. 아쉬움은 남지만 가장 영광스럽고 보람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첫 장면 말고도 우리 작품엔 클로즈업이 참 많다.
염정아: 이제는 그렇게 해야 감정이 더 절절하게 잘 보이니까. 조명만 좀 잘 해주면 (웃음) 이제는 클로즈업이 편하다.
지성: 누나 반사판만 이태리제 반사판이라는 소문이 있다. (웃음)

<#10_QMARK#> JK그룹 총수 공순호 역할의 김영애와의 연기는 어떤가?
염정아
: 사석에서의 선생님은 너무 편한 분이시다. 그래서 연기할 때도 선생님 기운에 눌리는 게 아니라, 그 에너지를 받는다. 그렇게 두 사람의 기운이 같이 상승되어 올라간다. 너무 좋다.
지성: 선생님은 굉장히 귀여우시다. 졸리시면 웃음이 터지셔서 촬영을 못 할 때도 있다. (웃음) 항상 에너지를 많이 주시는 분이고, 그래서 더 집중력이 생긴다.
염정아: 이 작품은 감정 신이 많아서 대사 숙지가 중요하다. 중간에 상대방의 감정을 끊어 먹으며 치고 들어오기도 해야 하니까. 그 연세에 대사를 다 외우기 어려우실 수 있는데, 한 번도 대사 NG를 내신 적이 없다. 상대의 감정을 깰까 봐 더 신경 써서 연기하신다.

“ 대중적인 코드를 더 넣네 마네 하는 건 작품을 흔들 수 있다”



한희 CP “재벌이라는 한국적 상황에 대해 준비를 많이 했다”

한희 CP “재벌이라는 한국적 상황에 대해 준비를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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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_QMARK#> 촬영에 애로사항이 있다면 어떤 건가. 재벌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라서 촬영할 때 디테일이 더 중요할 것 같기도 한데.
지성
: 정말 손이 많이 간다. 인숙이 걸어가는 장면도 여사님이다 보니 경호팀을 대동해야 한다. 경호를 몇 명을 세울지, 덩치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지, 대형은 어떻게 서야 하는지 앵글을 만들어가며 찍어야 하니까. 다른 드라마에 비해서 스케줄이 빡빡하다. 항상 스태프 분들, 배우 분들 인사가 ‘좀 잤어? 자야지’다. 자기들도 못 잤으면서.
염정아: 오늘 밤 새면 내일은 좀 쉬는 게 아니라 매일 밤을 새니까. 이동 중에 잠깐씩 자는 거다. 사실 속상한 부분도 있다. 내 나이 되면 하루만 못 자고 나와도 폭삭 늙는다. (웃음) 최상의 컨디션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건데, 그게 안 되는 게 제일 속상하다.
지성: 제작하는 분들도 제작여건에 대해 생각 많이 하실 거다. 어느 특정한 이유가 문제가 아니라 다 연결되어 있어서 쉽게 바뀌지는 않을 거 같고, 한 시기가 지나야 될 거 같다. SBS <싸인>도 방송사고가 났다는데, 배우 입장에서 안타깝더라. 밤 새워 가며 만들었는데 방송사고가 나서 의도한 부분을 다 못 보여준다는 건 참 가슴 아픈 일인 거다.

<#10_QMARK#> 그렇게 열심히 만든 작품인데, 호평에 비해서 시청률이 높지 않아서 아쉽진 않나.
염정아
: 체감시청률은 굉장히 높은데 (웃음) 숫자로 나오는 건 다르니까, 잘 모르겠더라.
지성: <뉴하트> 때 첫 방송 후 ‘잘 봤다’는 메시지가 50통이 왔다고 하면, 이번엔 얼추 70통 정도 왔다. 그런데 시청률은 기대만큼 안 나왔더라고. (웃음) 열심히 준비한 만큼 시청률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그래도 팀 분위기는 참 좋다. 다들 작품에 만족하고 있고.
한희 CP: 아쉬움은 있다. 더 대중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도 생각하고. 하지만 많이 바꾸진 않았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다는 소신이 있으니까, 앞으로 나올 사건들을 위해서는 이런 길이 필요했다. 또 대중적 코드로 열심히 간다고 해서 그게 매번 성공하는 것도 아닌 거 같다.

<#10_QMARK#> 시청률보단 좋은 작품을 완성하겠다는 이야기인가.
염정아
: 사실 우리 드라마가 좋은 작품인지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긴 힘들다. 하지만 좋은 작품이라고 말씀해주시는 반응들이 굉장한 힘이 되는 게 사실이다. 지금 이렇게 버티고 있는 비결도 드라마를 좋게 봐 주시는 분들의 힘이다.
한희 CP: 소신 있게 가는 게 맞는 거 같다. 이제 와서 대중적인 코드를 더 넣네 마네 하는 건 오히려 작품을 흔들 수 있다.
지성: 시청률이 나오든 안 나오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의 작품 톤으로 16부까지 쭉 가야 한다. 좋은 평을 많이 해주시는 거로 알고 있는데, 사실 그런 말씀들을 충분히 느끼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좋게 평가를 해주신 부분, 우리가 잘 하고 있는 부분은 유지하고, 우리에게 부족한 걸 찾는 게 맞는 거 같다. 초반에 명품 드라마라는 평을 들었듯, 끝까지 명품 드라마로 끝날 수 있으면 좋겠다.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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