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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패밀리>, 진짜 시작을 향한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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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패밀리> 5회 수-목 MBC 밤 9시 55분
인숙(염정아)과 지훈(지성)이 연락이 되지 않자 깍치(류담)는 두 사람이 벌써 죽은 게 아닐까 걱정하며 “매 값으로 몇 천 만원을 지불하는 재벌”을 예로 든다. 제임스 딘(조상기)은 “맷집 좋은 내가 맞으면 20억은 받을 것”이라며 입맛을 다신다. <로열 패밀리>에서 돈의 힘으로부터 자유로운 이는 없다. 인숙도 예외는 아니다. 엄집사(전노민)로부터 ‘JK 사람이 다 됐다’는 평을 듣는 그녀는 모진 운명을 탓하는 순간조차 눈물 대신 조소를 택하는 사람이다. 공 회장(김영애)도 JK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가원에서 18년을 보낸 인숙이 어떤 사람인지, 위상이 달라졌을 때 얼마나 순식간에 사람이 변하는 지 안다. 오로지 지훈만 그 사실을 모른다. 오래 전부터 준비한 인숙의 계획을 그저 아들 병준(동호)에 대한 모정으로만 생각하는 지훈은 JK의 논리로부터 ‘순진한’ 인숙을 애써 분리한다. 지훈은 JK 그룹에 발은 들여 놨지만, 아직 JK처럼 생각하고 JK처럼 행동하지 못 한다. 여기에 <로열 패밀리>의 갈등이 있다. 지훈은 인숙을 신뢰하기에 인숙의 킹메이커를 자처하지만, JK를 집어 삼키려는 인숙의 계획은 JK처럼 생각하고 JK처럼 행동할 때 가능하다. 그래서 미칠 듯한 속도로 질주하는 초반부는 아직 프롤로그다. 인숙의 진짜 적은 공 회장도, 자신을 이용하려는 현진(차예련)도 아닌 신뢰를 잃은 지훈일 것이다. 플래쉬라이트와 그늘로 양분된 인숙의 얼굴로 끝나는 엔딩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그 얼굴은 어둠 속에서 빛으로 나오는 K의 얼굴인 동시에, 천사와 같은 얼굴 뒤에 가려진 야심가 인숙의 얼굴이다. 자신을 구하러 온 헬기를 보고 손을 흔들던 고아소년이 조종사의 음험한 얼굴을 발견하는 순간, <로열 패밀리>는 그 진짜 시작을 향해 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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