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인 이유는 당선 가능성이다. 민주당에서 손학규 대표가 출마할 경우 이에 대항할 수 있는 '필승 카드'가 필요한데 정 전 총리가 적임자라는 논리다. 여권에선 손 대표가 경기지사를 역임한 만큼 수도권에서 우호적인 표가 많은데다, 분당을 지역이 최근 전세난 등으로 서울에서 밀려난 30~40대가 몰려들면서 야당 성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위김감이 팽배하다. 만약 이번 재보선에서 이 지역이 패배할 경우 수도권 의원들의 동요는 더욱 커질 것이 자명하고, 이는 현 정권의 레임덕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정 전 총리의 경우 17대 대선에서 야권의 러브콜을 받은 만큼 대권주자 반열에 있는 손 대표와 '맞대결'이 가능한데다, 그의 진보적인 이미지는 젊은 층의 지지를 되찾아올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정 전 총리가 최근 주창하고 있는 '이익공유제'도 한나라당의 보수 이미지를 희석시키는데 한 몫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 안팎에선 마땅한 대권주자를 찾지 못한 친이(친이명박)계가 정 전 총리를 '박근혜 대항마'로 키우기 위해 적극 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 전 총리가 대권주자인 손 대표를 꺽고 당선될 경우 일시에 대권주자급으로 성장할 수 있는데다, 개헌에 미온적인 손 대표가 낙마할 경우 정권 탈환에 적신호가 켜진 민주당에서 개헌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당내 중진그룹의 경우 다선의 강재섭 전 대표가 당선되면 6선이 되는 만큼 국회의장단 경쟁 등 정치적 입지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반대해 정 전 총리를 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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