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은 쌀제분 기술력이 뛰어난 일본의 전문 제분기업과 기술 제휴를 통해 면, 제과, 제빵용 쌀가루를 오는 9월부터 생산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CJ제일제당의 쌀가루 공장은 경상남도 양산시에 총 면적 2만3600㎡(약 7100평), 연간 1만3000톤의 쌀가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오는 9월 완공돼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쌀가루 생산으로 인해 2013년에는 300억원, 2018년에는 2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쌀가루를 활용한 쌀 가공식품 시장은 연간 2만2000톤(약 550억원), 떡과 막걸리 등 쌀 자체를 활용한 식품까지 포함한 전체 쌀 가공식품 시장은 연간 22만 톤 규모다.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해 쌀가루를 활용한 국수, 과자, 빵 시장규모가 작은 편이다. 쌀은 국수로 만들면 잘 끊기고 빵, 과자로 만들면 잘 부풀지 않고 부슬거리는 등의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쌀 가공식품 시장이 커지려면 면, 빵, 과자로 만들어도 맛과 식감이 좋아야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53년의 밀 제분 역사를 가진 CJ제일제당이 일본 제분사와 기술협약을 맺은 이유다.
설탕과 밀가루 등 소재식품 분야의 최대기업인 CJ제일제당의 쌀가루 생산으로 국내 쌀 가공식품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각 식품업체의 쌀 가공식품은 최근 2년 사이 부쩍 늘어나고 있으나 곡물 원료가 많이 들어가는 국수와 빵 과자 제품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최근 우리쌀 원료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매우 커지고 있기 때문에 맛과 제품력만 받쳐 준다면 더욱 많은 쌀 가공식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도 자사 생산 쌀가루를 이용한 B2C용 가공식품을 대폭 확대한다. 쌀가루를 원료로 한 프리믹스 제품과 쌀국수 신제품 등을 올해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의 쌀 가공식품인 즉석밥 햇반, 해찬들 고추장, 쌀 국수(쌀 스파게티, 쌀 자장면 등) 등 외에도 쌀 관련 제품 라인업이 대폭 확장되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의 쌀가공 산업 진출은 쌀 소비가 갈수록 줄고 쌀 재고량이 증가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전국 쌀 재고량은 150만9000톤. 2005년 재고량(83만여톤)보다 80% 이상 많다. 반면 1인당 쌀 소비는 연간 72.8kg에 그쳐 2005년(80.7kg)보다 10% 정도 줄었다.
정부는 쌀 소비를 촉진해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밀가루 소비를 줄여 곡물 자급률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밀가루 수입량의 10%를 쌀로 대체하자'는 'R10'운동을 벌이고 있다. CJ제일제당 쌀가공 시장 진출은 정부의 R10운동과도 시너지를 발휘해 식량자급율을 개선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조강욱 기자 jomaro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