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정부는 유류세를, 정유업계는 기름 값을 각각 내리지 않으니 소비자들은 답답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주유소의 행태가 묘하다"고 하고 장관들이 나서 윽박질러도 정유업계는 꿈쩍도 안 한다. 국내 기름 값은 내리기는커녕 계속 오르고 있다. 휘발유나 경유의 주유소 판매가는 어제 각각 ℓ당 1964원 63전과 1791원 78전으로 25주째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지역은 휘발유 값이 2000원을 넘어선 주유소가 태반이다. 국제 유가가 최근 내림세로 돌아섰다지만 국내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부 논리를 대한상의는 반박했다. 즉, 최근의 휘발유 값은 2008년 3월 정부가 유류세를 10% 내리기 직전의 가격(1687.8원)보다 훨씬 높다. 따라서 유류세를 내리면 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게 대한상의의 주장이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정유사의 원가를 직접 계산해볼 것"이라고 엄포를 놓다가 "정유업체들은 정부에 성의표시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압박했다. 대통령이나 장관들이 말만 쏟아내지 실질적인 효과가 없는 현실에 국민들은 답답해 하고 있다. 정유업체에 '성의'를 기대하기에 앞서 이제는 정부가 고통 받는 국민들에게 유류세 인하를 통해 '성의표시'라도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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