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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프라임 >, 문제의식이 거세된 교양 프로그램의 공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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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프라임 > ‘녹색 혁명, 세상을 이끌다’ 화 MBC 밤 12시 30분
때론 말하는 내용보다, 그 내용을 말하고자 하는 의도와 욕망에 더 관심이 끌리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세계 여러 선진국들 모두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 에너지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우리 역시 그래야 한다는, 옳은 이야기를 줄줄이 하던 < MBC 프라임 > ‘녹색 혁명, 세상을 이끌다’ 편이 그랬다. 아랍에미리트의 마스다르 시티와 중국 더저우 등, 재생 에너지만으로 전력을 충당하는 대안 도시를 비추던 카메라는 아직 이에 못 미치는 한국의 현실을 보여주고 ‘자발적 참여가 부족하다. 비용 부담을 안 하려면 안 된다’고 일갈했다. 틀린 지적은 아니다. 하지만 시민 각각이 돈을 모아 마을을 재생 에너지로 움직이게 한 일본 작은 현의 사례를 보며 자각보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건 왜일까. 그건 누구의 잘못일까.

일본의 관계자는 화석 연료를 통한 환경 문제가 후손들에게 부담을 남기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투자로서 재생 에너지에 관심을 갖는다고 말한다. 한국의 관료는 ‘글로벌 그린 세븐 국가’라는 G20 비슷한 구호를 말한다. 다큐멘터리는 재생 에너지 기금 6달러를 매달 전기세에 포함해 부담하는 미국 세크라멘토시의 한 가정에 대해 ‘소비자’의 문제 해결 노력이라 명명했지만, ‘내가 내는 돈을 통해 해당 기술이 더 발전할 것이기에 일종의 기부로 생각’하는 건 ‘시민’의 정치의식에 더 가깝다. 다시 묻고 싶다. 녹색 혁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하는 미국과 아랍에미리트, 무한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건 낭비라는 철학의 중국과 달리 정부 관료가 ‘시장 선점’의 중요성만을 이야기하고, 시민을 소비자로 치환하는 나라에서 과연 새로운 시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가. 문제의식이 거세된 교양 프로그램은 공허하고, 때론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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