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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만달러 복귀' 뒤편의 양극화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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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6.2%를 기록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이 3년 만에 1조달러 대로 복귀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다시 2만달러 대에 들어섰다. 경제성장률과 GNI 성장률(5.5%)은 8년 만에 최고치다.

한국은행이 30일 '2010년 국민계정'을 통해 밝힌 우리나라의 작년 경제 성적표다. 금융위기를 딛고 경제가 다시 정상궤도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우수한 성적이다. 내수, 수출, 투자가 모두 활기를 보였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와 환율하락이 힘을 보탰다. 제조업이 회복을 주도했다.
1인당 GNI는 2만759달러로 2007년 이후 3년 만에 2만달러 고지를 다시 밟았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높아진 데다 원화 값이 9.4%나 떨어져 달러로 표시한 소득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화려한 성적표'의 뒤쪽은 그늘이 짙다. 국민소득 2만달러 재진입을 놓고 한국은행은 "우리나라가 10대 부국(富國)이 됐다"고 말했다. 인구 2000만명 이상 국가들을 놓고 볼 때 그렇다는 것인데 군색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이에 공감할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지난해 노동소득분배율은 59.2%로 전년보다 1.7%포인트 떨어졌다. 이 같은 하락폭은 36년 만에 최대다.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실제 기업이 차지하는 영업잉여 증가율은 16.4%로 피용자보수 증가율 6.9%의 두 배가 넘었다. 개인저축률도 떨어졌다. 기업은 부를 쌓아가지만 근로자들의 형편은 여전히 어렵다.
그러니 서민들이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기업의 돈 잔치나 증권과 부동산으로 재산을 늘린 공직자들의 모습은 먼 나라의 얘기처럼 들린다. 800조원에 이르는 가계 빚이 서민가계를 억누른다.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이 2번째로 높다는 통계도 나왔다. 저소득층의 지출 중 식료품 부담을 보여주는 엥겔계수는 지난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지금은 '10대 부국'을 앞세울 때가 아니다. 성취감보다는 위화감이 더 크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양극화의 그늘은 한층 짙어졌다. 성장률 못지않게 성장의 질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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