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보궐선거에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후보를 내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야권연대와 내년 총선ㆍ대선을 위해 무공천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렇다보니 투표용지 첫 칸에는 '기호5번'이, 그 뒤를 이어 8번~13번이 기록되는 이상한 선거가 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당 책임정치를 외면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후보들보다 인지도가 낮은 김선동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임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민노당의 간판스타인 이정희 대표와 강기갑 의원이 사활을 걸고 있고, 17일에는 정동영ㆍ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원 유세를 할 예정이다. 민노당은 두 차례에 걸친 민주당 지도부의 지원으로 지지율을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소속 후보들은 저마다 '민주당 복당'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명과 기호 2번을 사용하지 못하지만 '텃밭' 프리미엄을 최대한 누리겠다는 것이다. 조순용, 허상만 후보 등은 민주당 소속 시ㆍ도의원들의 지지선언을 이끌어내며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선거가 치열해지면서 막판 무소속 연대 가능성도 나온다. 이미 후보 등록을 마친 상황이어서 단일화 가능성은 낮지만 극적으로 성사될 경우 조직력에서 앞선 무소속 후보가 판세를 뒤흔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달중 기자 da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