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최근 여성가족부(장관 백희영) 다문화가족과에 채용돼 결혼이민자 민원상담, 결혼이민자 안내서 번역 등 업무를 맡게 된 몽골 출신 결혼이민자 정수림(36ㆍ사진)씨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에서 시간제 계약직, 전문 지방계약직 등으로 결혼이민자를 채용한 적은 있지만 중앙행정기관에서 결혼이민자를 채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들어가고 나서야 정씨에게도 여유가 생겼다. 뭔가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던 그 때 새로운 삶의 기회가 찾아왔다. 2009년의 일이었다. 남양주 다문화 가족 지원 센터에서 통ㆍ번역 일을 제안 받은 것이다. 다문화 가족을 지원하는 일이었기에 망설임은 없었다. 정씨는 다문화 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자신과 같이 결혼이민을 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올 3월 우연히 보게 된 여가부의 채용 공고는 정씨에게 두 번째 기회를 가져다 줬다. 다문화 가족 지원 업무를 담당할 결혼이민자를 뽑는다는 공고를 본 정씨는 경험 삼아 해보자는 생각으로 지원을 했다. 정씨는 서류 심사 통과 뒤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온 결혼이민자 4명과 함께 면접을 봤고, 며칠 뒤 합격 통보 전화를 받았다. 기쁜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지만 2년 동안 해 온 남양주 다문화 센터 일을 그만둬야 하는 게 한편으론 맘에 걸렸다. 고민 끝에 여가부 일을 하기로 결심한 정씨는 지난 15일 첫 출근을 했다. 또 다른 삶의 시작이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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