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 공무원들이 불법 로비설에 휘말린 인천시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인천에선 올해 53개 기관이 예산액 기준 3조7773억 원 어치의 건설 공사 1377건을 발주하는 등 대형 공공 공사 발주가 잇따르고 있다. 이중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구월 보금자리, 인천 신항만 공사,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공사, LH의 서창 2지구 공사 등은 1000억~2000억 원 대가 넘는 굵직한 '대어' 들이다.
표면적으로는 발주처인 지자체의 지역 업체 우대 정책에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역 사정에 환한 인천 업체들의 인맥과 정보ㆍ로비력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도 있다는게 지역건설업계의 의견이다.
이 과정에서 불법 로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러나 인천도개공이 발주한 구월보금자리 S-1블록 공사 입찰에 김 실장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 지역 건설단체 2곳이 최근 공사 발주 관련 공무원들에게 '공로패'를 수여하면서 50만원 대가 넘는 TVㆍ순금열쇠를 줘 "뇌물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지역 공공 공사와 관련한 불법 로비 의혹은 최근 '지역 건설 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업체 우대 정책을 강화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9년 4대강 공사가 대형건설업체들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일자 법령을 개정해 지역 업체 의무공동도급제를 도입했다. 인천시 등 각 지자체들도 '지역건설업 활성화 조례'를 만드는 등 공공 공사 발주시 의무 참여 비율을 높이는 등 지역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이 지역 업체들과 지자체 공무원ㆍ정치권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게 되면서 '불법 로비'가 판을 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도 내심 지역업체 우대 정책에 대해 반갑지 많은 않다.
지역 협력 업체들이 수수료만 챙겨가는 경우가 많고 기존 협력사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500억~600억 원대 이하의 중소 규모 건설 현장에선 주간사가 100% 모든 일을 다 책임지고 지역 협력업체들은 회계상 지분만 갖고 있으면서 수수료만 챙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지역 업체들이 실제로 공사를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수십년 째 호흡을 맞춰 온 기술력 있는 기존 협력사들에 비해 수준이 떨어져 부실 공사나 공기 차질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명의 인천 공기업 한 관계자는 "지역 입장에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건설업체들에 대한 배려를 요구할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불법 로비나 기술력 부족으로 인한 부실 공사로 이어지는 것은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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