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결과는 크게 두 가지를 말하고 있다. 경기는 회복됐다는데 서민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진 현실에 분노한 민심의 표출이라는 점이 그 하나다. 대기업과 상위계층은 경기 호전의 수혜로 주머니를 불리고 있는 반면 서민과 중산층은 높은 실업률, 전ㆍ월세 대란, 치솟는 물가 등으로 오히려 고통이 더 커졌다. 물가를 안정시키지 못하고 제대로 된 전ㆍ월세 대책 하나 내놓지 못한 정부 여당의 실정을 표로 심판한 것이다.
재보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국정 쇄신이다. 안상수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오늘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한 것은 당연하다. 청와대와 정부도 개각 등으로 면모를 일신해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부 여당의 국정동력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물론 민주당도 승리에 들떠 교만할 일은 아니다. '빅3'의 경우 당선자의 득표율이 50%를 겨우 넘어섰다. 당 대표인 손학규 후보마저 나 홀로 선거운동을 했을 정도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한나라당에 대한 경고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여야 모두 겸허한 자세로 민생을 챙기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고단한 서민의 삶을 보듬어 안아주는 게 민심을 얻는 길이다.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외면하면 민심은 언제 또 돌아설지 모른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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