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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봉, 김신애 씨 정신 좀 차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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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봉, 김신애 씨 정신 좀 차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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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TV 앞에 앉아 있는 시간에 비하면 영화관에는 그다지 가지 않는 편인데요. 그 이유는 차마 보고 싶지 않는 장면이 나왔을 때 보지 않을 재주가 없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방해가 될 테니 그저 눈 감고 귀나 틀어막아 보지만 피해갈 도리가 있어야 말이죠. 반면 TV는 그런 점에서 자유롭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서 보는 게 옳겠지만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들킬 게 빤한데 뭘 훔치러 들어간다든지, 역시 들통이 날 게 분명한 얼토당토않은 계략들을 꾸민다든지, 뭐 그런 장면들 말이에요. 그럴 때는 채널을 돌리거나 같이 보는 가족이 있다면 슬며시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오기도 하고 아예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베란다에 나가 빨래를 걷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요즘 제가 즐겨 보는 MBC <반짝반짝 빛나는>과 <내 마음이 들리니>, 이 두 드라마에 바로 그와 같은, 채널을 돌리고 싶은 장면들이 자꾸만 보여 고민이네요. 아니 어떤 장면들이라기보다는 캐릭터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는 정원(김현주)이의 생부 황남봉(길용우) 씨만 등장하면 아주 숨이 턱턱 막히고요,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는 마루(남궁민)의 생모 김신애(강문영)만 나타나면 번번이 눈살을 찌푸리게 됩니다.

두 분을 보고 있으면 화가 납니다


철없는 것은 물론이고 돌아가며 딸들 망신시키는 꼴을 두고 보기 힘들어요.

철없는 것은 물론이고 돌아가며 딸들 망신시키는 꼴을 두고 보기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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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봉 씨는 실례의 말씀이지만 그야말로 쓰레기보다 못한 인간이시더군요. 애당초 금란(이유리)이가 그처럼 엇나가게 된 것도 백퍼센트 아버지 때문이지 싶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어머니(고두심)와 함께 아등바등 살아보려고 기를 쓰면 뭐하나요. 알토란 같은 돈들을 빼내 도박으로 다 날려버리고 깡패 같은 사채업자들에게 수년 째 시달리게까지 했으니 말이에요. 그 와중에 하다하다 못해 금란이의 퇴직금에까지 손을 대다니, 그 돈은 딸의 피 같은 청춘 대신이라고, 그래서 절대 쓸 수 없는 돈이라 했던 아내의 통사정을 귓등으로 들으셨나 봅니다. 그 돈 없애고 돌아와서는 “내가 반병신은 됐지만 그 놈들 손에 안 죽은 게 어디냐. 살아 있다는 게 그저 가슴 벅차고 고맙고 그렇지 뭐”라고 하는데 이거야 원, 남의 남편이지만 몇 대 쥐어박고 싶더군요. 동생 미란(한지우)이가 평창동 집으로 옷 빌리러 가서 진상 짓 하고 돌아온 거야 어리고 철딱서니 없어 그렇다 치지만 아버지가 되어가지고 딸들 얼굴에 돌아가며 먹칠하는 건 이젠 정말 두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내 마음이 들리니>의 김신애 씨, 당신도 마찬가지에요. 아이를 낳기만 했지 마루를 한번 보듬어 안아주길 했나요, 양육비를 대길 했나요. 오히려 촌티 난다고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하지 않았습니까. 더구나 집 나간 마루를 찾겠다고 온 식구가 없는 가산 다 탕진해가며 애쓰는 동안 당신은 어디서 뭘 했느냐고요. 피 한 방울 안 섞인 우리(황정음)가 치매 온 할머니(윤여정) 병원비 때문에 동동거릴 때, 딸인 당신은 대체 뭘 한 겁니까. 마루 아니 준하(남궁민)의 슬픈 눈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증오해 마지않는 최진철(송승환)이 자신이 친부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리고 자신을 거두어 길러준 태현숙(이혜영)이 실은 복수심으로 자신을 이용할 생각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그 슬픔은 백배 천 배로 불어나겠지요. “두고 봐, 당신 아들 당신처럼 평생 나하고 동주(김재원) 그림자로 살게 할 테니”라는 최진철을 향한 태현숙의 독백은 정말 소름끼치지 않습니까? 그런 줄도 모르고 태현숙 앞에 무릎을 꿇고 다시는 가족을 찾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준하를 보고 있자니 태현숙보다 아들을 책임지지 않은 당신이 너무나 원망스럽더군요.

같은 부모 입장이라 더 그래요


김신애 씨도 부모면서 어떻게 자신의 욕망을 위해 자식을 이용할 수 있나요.

김신애 씨도 부모면서 어떻게 자신의 욕망을 위해 자식을 이용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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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거나 아슬아슬한 장면도 아닌데, 그렇다고 빤한 계략이라서 민망한 순간도 아닌데 왜 그리 보기 싫은가 했더니 아마 제가 부모이기 때문인 모양입니다. 같은 부모 입장이기에 부모답지 않은 모양새를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네요. 마치 내 허물이라도 되는 양 부끄럽다는 얘기에요. 자식을 낳았으면 금전적으로는 보탬이 못 되더라도 심적으로는 평생 의지가 되어야 옳잖아요. 적어도 자식 앞에서는 좋은 본을 보이려고 노력을 해야 마땅하지 않느냐고요. 가뜩이나 어른 노릇 못하는 어른이 넘쳐나 탈인데 왜 드라마에서까지 못 볼꼴을 봐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기야 드라마가 현실의 거울이겠지요. 보세요, 두 분. 아이를 도울 생각을 하라는 말은 안하겠어요. 아이가 부끄러워할 부모가 되지 않으려고 애는 좀 써주실래요? 그럴 나이도 되신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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