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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타운>, 서숙향 작가는 어떤 사람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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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타운> 4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강태원 사장(이재용)이 강건우(정겨운)에게 말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뭔지 아니? 돈이야.” 상속세가 아까워 복권으로 돈세탁을 하려는 강태원 사장에게만 돈이 무서운 게 아니다. <로맨스 타운> 속 대부분의 인물들에게 그렇다. 100억을 손에 쥐고도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몸살이 나도록 식모 일을 해야 하는 순금(성유리). 객장에서 떨어지는 주가에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고 약 사먹을 돈도 없는 건우. 남편의 부정을 알고도 묵인할 수밖에 없는 트로피 사모님(양정아). 사이좋게 비빔밥을 나눠 먹다가도 당첨금 5만 원에 서로를 물고 뜯는 육쪽마늘 식모들. 이들 모두에게 썩은 내가 진동을 해도 좋은 돈은, 무시무시한 마물이다. 어제 <로맨스 타운> 4회는 이를 맛깔나게, 긴장감 넘치게, 무엇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도록 보여주었다. 트로피 사모님이 식모로 돌아온 순금에게 쏟아내던 잔소리도, 로맨스의 싹이 틀랑 말랑 하는 순금과 건우가 주고받는 때로는 달콤하고, 때로는 날카로운 대화들도 어찌나 찰지고 꿈틀꿈틀 살아 있는지, 이런 대사를 쓰는 작가는 어떤 표정일까 궁금해질 정도다. <로맨스 타운>은 많은 인물들이 등장함에도 그들 한 명 한 명의 사연과 일상, 무엇보다 그들이 하는 말이 궁금해 좀처럼 한 눈을 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제목의 ‘로맨스 타운’ 중 ‘타운’에 찍혔던 방점이 ‘로맨스’로 옮겨 갈 기미가 보이는 시점에 이르러서도 로맨스의 한 축을 담당할 남자 주인공 건우의 사연과 매력이 모든 등장인물 중 가장 부족하다. 항상 허허실실 하며 돈을 포함해 모든 것에 초탈한 듯 보이던 영희(김민준)가 돈 때문에 서로를 할퀴는 식모들에게 험한 말을 내뱉으며 의외의 순간을 보여주고, 아픈 순금을 안고 가는 신사의 모습으로 매력을 드러내기 시작했기에 건우의 분발은 더욱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의 이야기에 걱정보다 기대가 앞서는 건 서숙향 작가가 지난 4회 동안 보여준 설득력 있는 캐릭터, 개연성 있는 전개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수목드라마의 전쟁터에서 먼저 선두의 고지를 점령한 MBC <최고의 사랑>, 원작과 스타라는 튼튼한 갑옷을 입고 전장에 나설 채비를 마친 SBS <시티 헌터>와 싸워야 하는 <로맨스 타운>. 진짜 실력을 보여줄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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