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P 투자자들 동의 여부 관건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헌인마을 PF 대주단과 시공사인 삼보토건은 법정관리 신청을 철회한다는 전제 하에 서울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75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헌인마을 PF 일반대출 2170억원은 대주단이 만기를 연장해주고 개인투자자들에게 팔린 ABCP는 삼부토건이 상환할 방침이다.
대주단 고위 관계자는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이 모두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ABCP 투자자들은 많아야 60% 정도만, 그것도 법정관리가 끝나는 2~3년 후에 돌려받을 수 있다"며 "삼부토건만이라도 살려야 손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부토건은 헌인마을 PF 일반대출에 대해서도 원래 8%대였던 금리를 4%로 낮춰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대주단은 4%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부분 금리를 덜어줄 방침이다.
동양건설의 경우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이 신규 자금 지원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동양건설이 내놓은 아파트 매출채권이 이미 일부 담보로 잡혀 있거나 소송에 걸려 있어 담보로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주주인 최윤신 회장의 사재 출연 의지도 없어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신규 대출을 해줄 근거가 없다.
법원은 이달 말까지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의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삼부토건만 이를 빠져나온다고 해서 헌인마을 PF사업에서 동양건설이 빠지고 삼부토건이 단독으로 시공하는 것은 아니다. 동양건설의 시공자 자격은 유지하되 법정관리를 받는 동안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힘든 만큼 삼부토건이 사실상 사업을 주도하게 되는 것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