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및 수도권 그린벨트를 해제해 짓는 보금자리주택 지구의 교통대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규정대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문제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사이 오히려 일선 기초지자체가 급한 불끄기에 나섰다.
실제로 10년 전부터 계획이 진행된 위례신도시의 경우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총사업비 4조3780억원이 투입되는 23개 교통개선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반면 하남감일지구의 경우 사업지 진출입로 확장과 연결도로 신설이 전부다.
동남권 뿐만이 아니다. 주택수만 9만5000여가구가 들어서는 광명시흥 보금자리주택 지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광명시흥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 중 신설되는 전철 및 도로는 지구와 천왕역 간 노면전차와 매화산단 연결도로 2.4㎞가 유일하다. 나머지는 기존 도로 일부를 확장하거나 기존 도로를 활용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정도다. 특히 새로 신설되는 도로망조차도 이미 교통정체가 심각한 서부간선로·경인국도 등과 연결돼 이 일대 정체는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광명시 하한동 일대와 광명사거리의 교통은 지금도 체증이 심해 서울로 나가는 길이 막혀있다. 대규모 신도시급 보금자리가 입주하게 되면 서울로의 진입은 커녕 하안동 진입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교통 전문가들은 도로 등 기반시설확충 대책이 시급히 마련해야 함과 동시에 지구 내부에서의 교통 연계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서민을 위한 주거지이지만 지구내부의 대중교통 시설 부족으로 승용차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의 김선웅 선임연구위원은 "지금 나와 있는 교통대책은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이 지구 초입과 기존 도시를 연결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보금자리에 입주하게 되는 서민들이 지구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자가용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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