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속내를 보면 그동안 실적이 부진했던 장원기 LCD사업부장에 대한 문책성 메시지와, 특히 부품 쪽에 그룹 재무정통인사를 배치해 철저한 실적위주의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내재돼 있다.
장사장 은 DS총괄 사업의 제조 및 설비 일류화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삼성은 설명했지만 그동안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분간 중국 쑤저우 LCD공장 설립업무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사에서 업무영역이 축소된 CEO급은 장 사장이 유일하다.
이인용 삼성그룹 부사장은 “해외거래선은 이번 조직의 변화를 부품 독립성 강화 조치로 인지하며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 부품 거래선들이 부품부족 현상이 빚어질 때 삼성이 자사에 먼저 공급하고 나머지 물량만 시장에 푸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많이 보냈다”며 “이번 조치가 시장의 억측을 푸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 부품사업의 수익성 위주 경영은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전망이다.
DS사업총괄 경영지원실장에 삼성그룹 대표 재무통인 김종중 삼성정밀화학 사장이 선임됐기 때문이다.
실장으로 선임된 김종중 삼성정밀화학 사장은 1984년 삼성전자 경리과로 입사해 비서실 재무팀, 구조조정본부 재무팀 임원, 전략기획실 전략지원팀 담당임원을 거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이 경영지원 실장이 정통 엔지니어인 권오현 사장을 보좌토록 한 것은 부품사업에 대한 실적관리를 수치로 보이라는 이건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 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 개발업무만을 주로 담당해 왔다.
최근 갤럭시 시리즈로 삼성전자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기여해 온 신종균 사장은 무선사업부와 함께 디지털이미지 사업부를 총괄하게 돼는데 향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서 카메라의 역할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장을 한 사람으로 둬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인용 삼성 부사장은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부품과 세트를 총괄하는 기존 역할에는 변함이 없다”며 “부품쪽에서 3명에게 보고 받던 것을 권오현 사장으로부터만 보고받게 돼 보고라인이 짧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부사장은 “일각에서 그룹 경영진단과 이번 조직 및 인사를 결부짓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부정 문제와 연관된 부분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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