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전국 선거인단 투표율이 25.9%로 저조해 이날 현장 대의원들의 판단에 따라 전대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당권후보들의 마지막 연설 대결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홍준표 후보와 막판 선두다툼을 벌인 원희룡 후보는 이날 연설에 나선 7명의 후보들 중 가장 공세적인 연설전략을 택했다. 원 후보는 40대 젊은 당 대표와 계파화합을 강조하며 본인의 병역문제를 제기한 일부 후보를 겨냥했다. 원 후보는 "군대 못갔다. 죄송하다. 평생 빚진 마음으로 살아가겠지만 남의 신체부위와 어려웠던 과거를 가지고 이래도 되느냐"고 울분을 토하면서 "사사건건 발목잡는 독불장군은 안된다. 민주적으로 당을 화합 속에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세론을 장담해온 홍준표 후보는 "10년 만에 집권했다가 5년 만에 정권을 내줄 위기에 와있다"며 전사론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부정부패 척결, 서민정책 강화 등을 내세우며 "총선에 지면 대선은 없다. 위기의 한나라당을 맡아서 과연 해낼 사람이 누구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아울러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이제 박근헤 대표 비롯한 대선주자에 대한 야당의 음해공격이 시작된다. 이것을 막을 사람은 홍준표밖에 없다"며 "당당한 한나라당을 만들어 총선과 대선을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후보는 홍준표, 나경원, 원희룡 등 전임 지도부 책임론을 부각시키며 천막정신을 강조했다. 권 후보는 "전임지도부 세분 중에 당대표가 나온다면, '도로 한나라당'이라고 저녁 뉴스부터 내일 조간신문까지 도배될 것"이라며 "한나라당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바로 천막정신이라고 확신한다"고 지지를 부탁했다.
유승민 후보는 박근혜 지킴이를 자처하며 현장 대의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유 후보는 "대의원 동지 여러분, 오늘 혁명을 합시다"라며 "이대로 가면 희망이 없다. 혁명적 변화를 만들어주면 희망의 불씨는 한나라당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승민이 용감한 개혁으로 민심을 되찾고 한나라당에 등돌린 젊은층의 마음 되돌려놓겠다"며 "박근혜가 대선 필승카드라면 유승민이 박근혜를 지킬 책임도 자격도 있다. 끝까지 박근혜를 지켜 정권재창출의 영광을 여러분께 드리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나경원 후보는 탈계파를 강조하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나 후보는 "전대는 아직도 계파싸움인데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전대가 돼야 한다"며 "당 대표가 되면 공천개혁을 완수해 국민의 당, 당원의 당, 하나된 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뿌리는 보수다. 지킬 것은 지키고 변화시킬 것은 변화시키자"며 떳떳한 보수의 대장정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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