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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명월>이 놓쳐버린 매력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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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명월> 1회 KBS2 월화 밤 9시 55분
드라마의 첫 회는 사람으로 치면 면접에서의 첫인상이다. 한정된 시간 동안 면접관(시청자)에게 무엇을 보여주느냐가 다음 만남을 위한 기회를 좌우한다.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빈약할수록 합격할 확률은 낮아지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하는 것도 때로는 감점요인이 된다. 북한에 부는 남한 대중문화에 대한 한류 열풍, 그에 대응해 조직된 ‘한류특별단속반’의 활동, 북한 요원 한명월(한예슬)과 한류스타 강우(문정혁)의 만남, 고서 경매가 이루어지는 비밀스런 가면무도회, 죽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특수공작대에 들어가기 위해 최류(이진욱)에게 능력을 인정받고자 남한으로 내려오는 명월, 강우의 드라마 현장 가스폭발사고 등 <스파이 명월>은 한 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다양한 사건과 복선을 배치했다.

북한의 경직된 체제 틈에서 자본주의와 대중문화의 결합 상품 한류가 피어나는 데서 출발한 이 작품은 태생적인 아이러니를 띠고 있으며, 이는 뛰어난 전투력을 지닌 정예요원이 연예인의 사인을 받기 위해 신분을 위장하거나 톱스타가 “너의 팬”이라 자처하는 인물로부터 반말로 사인을 강요받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이렇듯 극단적으로 다른 두 개의 문화와 세계의 충돌은 코미디와 로맨스를 배양하는 데 최적화된 설정이지만, 캐릭터들을 제대로 보여주기도 전에 급박한 상황들이 닥치고 작품의 톤이 쉼 없이 바뀌면서 <스파이 명월>은 가장 중요한 매력 포인트를 놓치고 말았다. 강우가 명월의 양쪽 구두끈을 서로 묶어버린 채 도망치고, 명월이 강우를 향해 “간나 새끼”라며 정색하고 북한 욕을 읊조리는 순간의 참신한 화학작용이 두 번째 만남에서는 좀 더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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