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1년 넘는 '구애' 끝에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국내 강연을 성사시켰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병철 부회장이 미국 뉴욕까지 날아가 반 총장과 악수하는 등 친분을 과시했지만 결국 '물을 먹고' 말았다.
1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반기문 총장은 오는 11일 오전 7시30분부터 9시까지 상의회관 국제회의장(지하2층)에서 '국제사회와 유엔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조찬 강연을 갖는다. 이 자리에는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민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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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등 500여명이 참석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월례 행사인 조찬간담회 강연자로 1년 전부터 반 총장을 섭외해왔다"며 "한 달전 반 총장이 제안을 받아들여 이번 강연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최근 재선에 성공한 반 총장은 8월 9~14일 방한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대한상의와도 뜻깊은 자리를 갖기로 한 것이다. 대한상의측은 "지난 해에도 강연이 성사될 뻔 했지만 G20(주요 20개국) 비즈니스 서밋과 일정이 겹쳐 막판에 틀어지고 말았다"며 "워낙 귀한 분이어서 일정 잡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번 강연이 성사된 데는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의 역할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측은 "실무진과는 별도로 손 회장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반 총장에게 수차례 요청하는 등 각별히 공을 들였다"고 귀띔했다.
대한상의가 '귀한 만남'을 성사시킨 것과 달리 전경련은 반 총장과 이렇다할 일정을 잡는데 실패해 재계 맏형으로서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에서 열린 '2011 밴 플리트 상' 만찬에서 정병철 부회장이 반 총장과 악수하며 친분을 과시했던 것을 감안하면 '젯밥에만 관심이 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전경련 회원사의 한 임원은 "정 부회장이 미국 뉴욕까지 가서 반 총장과 악수하는 데 정신이 팔려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데 소홀했다"고 꼬집었다. 다만, 전경련은 12일 UN거버넌스센터가 마련하는 행사에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참석해 다른 재계 인사들과 함께 반 총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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