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하면 떠오르는 게 축구와 커피, 카니발 그리고 이과수폭포다.
2억명의 인구에 면적은 한반도의 85배나 되는데 골프장은 올해 겨우 100개를 넘어섰다. 골프인구 역시 5만명에 불과하고, 그린피도 18홀에 35~50달러 안팎이라 저렴하다. 하지만 브라질에서는 여전히 귀족스포츠다. 브라질 출신 프로골퍼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알렉산드르 로차가 유일하다.
이과수폭포를 둘러본 뒤 바로 인근의 버본이과수골프장(Bourbon Iguassu Golf Club & Resort)에서 플레이할 기회를 얻었다. 1993년에 개장했고, 파72에 전장 6982m 규모다. 현지 중국계 브라질인이 경영하고 있다.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골프장에서 우리 일행은 영어 반, 손짓발짓 반으로 의사소통을 한 끝에 간신히 등록을 마쳤다.
캐디를 배정받아 카트를 타고 1번홀에 당도했다. 티잉그라운드에 올라 렌트한 드라이버를 캐디에게서 건네 받아보니 15년 전 국내에서 잠시 유행하던 링스브랜드였다. 클럽이 너무 오래돼서 그립이 미끄러워 스윙할 때 놓치지나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불안한 마음 탓인지 첫 홀부터 심한 슬라이스가 났다.
18홀 그린을 향해 세컨드 샷을 날리려는 순간 붉은색 부리에 까치처럼 생긴 예쁜 새가 아름답게 지저귄다. 서쪽으로 뜨거웠던 남미의 태양이 서서히 기우는 시간이다. 라운드 후 캐디에게 1인당 10달러씩 팁을 주니 "오브리가도(감사합니다)"를 연발한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에서 IOC가 골프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해 새로운 골프붐을 기대하고 있는 브라질이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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