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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객 우롱하는 눈속임 대출금리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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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억제하랬더니 아예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해 물의를 빚었던 은행들이 이번엔 가계대출 금리를 대폭 인상해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달 중순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대책 발표 이후 은행들은 겉으로는 가계대출 금리에 손을 대지 않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너도나도 가계대출 금리를 올린 것으로 여러 언론의 취재 결과 드러났다.

특히 그 방식이 금융소비자를 사실상 속이는 것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가계대출 중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형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금리는 예를 들어 연 5.19~6.59%(최근 신한은행의 경우)라는 범위로 설정된다. 그런데 은행들이 이와 같은 범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한 달 전만 해도 그 하단에 가까운 금리를 적용했을 고객에게 이제는 그 상단에 가까운 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많게는 1%포인트 이상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CD 연동형뿐 아니라 이보다 금리가 낮은 코픽스 연동형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다른 종류의 가계대출도 대부분 사정이 마찬가지라고 한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금리와 연체고객에 대한 가산금리도 크게 올리는 분위기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금리를 올리기 위해 고객에 대한 신용평가 기준이나 우대금리 조건을 무원칙하게 변경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이런 행태는 사실 지난해부터 계속돼온 것으로 지난달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대책 발표 이후 부쩍 심해졌을 뿐이다. 이익의 4분의 3 이상을 손쉽게 거둘 수 있는 이자수익으로 올리는 은행들이 핑계만 있으면 온갖 수단을 동원해 한편으로는 대출금리를 올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예금금리를 낮추어 예대금리 차이를 벌리려고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최근 2년 사이에 0.5%포인트 가까이 확대되어 3%포인트 대에 접어들었다.

은행을 계열사로 거느린 4대 금융지주회사들은 상반기에 사상 최고의 실적을 냈고 연간으로는 10조원 가까운 순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되는데, 외국인 주주들을 위해 고배당을 실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고객의 지갑에서 털어낸 돈을 외국인 주주들에게 갖다바치겠다는 것이다. 그러려고 경기부진으로 사업도 살림도 팍팍한 국내 금융소비자들을 눈속임 이자장사의 대상으로 삼는가. 감독권이라는 금융당국의 공권력은 이럴 때 쓰라고 주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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