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신용융자, ELW, FX마진 거래 감독 강화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7일 “현재처럼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 신용융자나 주식워런트 증권(ELW), 외환차익(FX마진) 거래 등은 변동성 위험에 노출돼있어, 이 위험이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으니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증권사 돈을 빌리는 것으로 주로 단타매매를 하는 개인들이 활용한다. 만약 정해진 기간내에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반대매매하게 된다. 이 때문에 증시가 폭락할 때 개인 투자자들이 ‘깡통’을 차게 만드는 주목으로 지목돼 왔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신용융자를 늘려 투자자들의 투기 거래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권 원장은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등 몇몇 증권사가 신용융자를 앞장서서 줄이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 증권은 지난달 기존 고객은 신용융자 한도를 축소하고, 신규 고객은 신용융자를 할 수 없도록 했다. 대우증권도 최근 신용융자로 투자할 수 있는 종목 범위도 1100개에서 800여 개로 줄었다. 또 신용융자 고객들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델포트폴리오, 투자클리닉, 프라이빗뱅커(PB) 상담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KTB투자증권은 신용융자를 제한하지는 않았지만 44개 종목의 위탁증거금률을 20%에서 30%로 높였다. 삼성증권과 대우증권도 신용융자 축소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권 원장은 또한 “금리나 수수료와 관련해서도 고객에 불리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자율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럽 재정위기로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는데, 한국 증시는 펀더멘털(기초여건)이나 잠재력에 비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합리적 의사결정을 해서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도 최근 요동치는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이후 장기적으로 신용융자를 줄이는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신용융자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제한하거나 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앞으로 신용융자, ELW, FX마진 거래 등의 상품에 대해 집중적인 감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변동성이 계속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강도도 훨씬 세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간담회에는 대우증권 임기영 사장,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 삼성증권 박준현 사장,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부회장,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 현대증권 최경수 사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정찬형 대표, 삼성선물 반용음 대표, 브레인투자자문 박건영 대표 등 25개사 대표가 참석했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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