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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앓] 차지헌 본부장이 세포 하나 하나에 콕 박혀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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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앓] 차지헌 본부장이 세포 하나 하나에 콕 박혀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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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_QMARK#> 이건 뭐, 돌멩이가 아니라 거의 바윗덩어리 수준이예요. SBS <보스를 지켜라>의 차지헌 본부장이 제 대뇌, 아니 세포 하나 하나에 콕 박혀버렸어요. 지헌이 들뜬 목소리로 “나 노은설 많~이 좋아해”라고 말하면 저도 모르게 광대가 승천하면서 어깨까지 붕 뜨고, 지헌이 공황장애를 겪고 있으면 저도 같이 숨이 막히고, 은설이한테 차인 후 손톱을 물어뜯으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안아주고 싶어요. 사실 툭하면 징징대고 앙탈부리고 소리 지르는 거 보면 정말 초딩 중에서도 ‘상초딩’이잖아요. 어쩌다 이런 어른아이한테 마음을 홀라당 뺏긴 걸까요? (흑석동에서 정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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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헌의 ‘조련 프로젝트’에 걸려드셨네요. 환자분이 언급하신 ‘상초딩’, 백 번 맞는 말이죠. 반나절만 노은설이 안 보이면 “엄마 잃은 똥개”처럼 불안해하고, 화를 낼 때도 “노은설 너 모야아?”, “와아~ 노은설 얘도 꼬신고야?” 등 정확한 발음을 준수하는 법이 없죠. 보통 남자어른이면 ‘밀당’도 하고 멋있는 척도 할 텐데, 지헌은 좋아하는 감정이 얼굴에 다 티가 나요. 말로만 “꼬시지마 노은설. 나 안 넘어가”라고 하면 뭐해요. 입가엔 이미 미소가 번졌고 눈은 노은설만 쳐다보고 있는데. 은설이 무원과 지헌 사이에서 결국 지헌을 선택한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 거예요. 도저히 이 남자를 혼자 두고 떠날 수가 없으니까. 그런데 말이죠, 여기서 아주 중요한 일이 벌어집니다. 100번 어린애처럼 굴다가도 딱 한 번 어른... 까진 아니더라도 남자다워질 때가 있어요. 술에 취한 지헌이 택시 안으로, 아니 자기 품으로 은설을 끌어당긴 그 3초. “무원이한테 기 뺏겼을까봐, 내 기 가져가라고”라며 은설을 와락 껴안던 그 1.5초. 한결 같이 ‘초딩’ 같으면 짜증나죠. 한결 같이 잘난 남자면 부담스럽죠. 하지만 지헌은 잘난 건 별로 없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럽고 한 번 키워보고 싶은 어른아이죠.
이제부터 좀 넓고 깊게 진단해봅시다. 그동안 드라마 속 재벌 2세, 재벌 3세들은 어땠나요? 원래는 차갑고 까칠한 성격이지만 여자 주인공한테 한 번 빠지기 시작하면 따뜻한 순정파로 변하는 나쁜 남자였죠. 그런데 지헌이는 까칠하길 합니까, 그렇다고 차도남 스타일입니까, 그것도 아니면 그 흔한 ‘밀당’ 한 번을 제대로 합니까. 나쁜 남자의 조건이라고는 진짜 멸치똥 만큼도 없어요. 정말 오랜만에, 어쩌면 처음으로 계산적이지 않은 순수한 재벌 3세를 만나니까 환자분이 더 빠져드신 겁니다. 그래서 제가 희소식 두 개 챙겨왔습니다. 우선 금요일 밤에도 지헌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내일(9일) 밤 11시에 <전격공개! 보스를 지켜라 X-파일> 스페셜 방송을 하거든요. 그리고 은설이 타부서 발령 신청을 하면서 지헌의 옆자리가 비었습니다. 좋아, 이거면 충분해!<#10_LINE#>

앓포인트
차지헌의 [노은설이 내 옆에 없을 때 혼자 부르는 노래들]

김수희의 ‘남행열차’
노은설의 조련 프로젝트 첫 번째 미션곡이었어. 생판 모르는 아줌마들 앞에서 촌스러운 선글라스 끼고 막 남행열차를 부르라는 거 있지? 나 원래 사람 많은 데서 노래하는 거 싫어하는 사람이야. 그런 내가 이런 행동을 했던 건, 노은설이 시켰으니까 한 거야. ‘비내리는 호남선 아↗아↗, 남행열차에 아↗아↗’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고 위 아래로 한 번 흔들어주면서 기차경적 소리를 내는 게 포인트야. 막 숨도 차고 심장도 쪼그라들 것 같은데, 노은설이 저~ 뒤에서 날 지켜보고 있으니까 춤도 흔들흔들 췄어.
스티비원더의 ‘Isn`t She Lovely’
내가 노은설 손등에 굿나잇 키스하고 집에 가는 길에 불렀던 노래야. 내가 키스했을 때 노은설 맥박 장난 아니게 뛰었거든. 이건 곧 노은설의 심장이 나처럼 뛰고 있다는 소리지. 흐흐. 그런 노은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아 불렀어. ‘Isn't she lovely’ 그래, 노은설 사랑스러워! ‘Isn't she wonderfull’ 노은설, 훌륭해! 어때? 내 영어 발음 좋지 않아? 대학교 6년이나 다니면서 내 영어 한 마디 못 알아듣는 노은설보다 훠~얼씬 좋지?

이적의 ‘다행이다’
노은설이 나 징징댄다고 도망갔을 때 반성의 의미로 불렀던 노래야. 노은설 만나고, 버스 급정거할 때 노은설 머리카락 잡을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노은설 만나고, 노은설 마주보며 약을 발라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처음엔 사람들 많아서 긴장했는데 노은설이 가르쳐준 대로 박수 치면서 불렀더니 좀 괜찮아진 거 있지? 그래도 나 안 말짱해. 나 아직 노은설 없으면 안 돼. 이렇게 영상메시지까지 보냈는데 노은설은 감동도 안 받고. 진짜 못돼 처먹었어!

10cm의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음... 이건 노은설이 좋아하는 노래야. 내가 노은설 집에 갔을 때 날 발로 뻥- 찼던 그 무서운 친구랑 밤에 드라이브할 때 불렀더라고. ‘오늘의 나는 절대 결코 강하지 않아’라는 가사가 있던데, 이게 꼭 날 가리키는 것 같아. 허, 역시 노은설도 날 좋아하고 있었던 거야. 안 그러면 왜 이런 노래를 불렀겠어? 나도 오늘밤 혼자 있기 무서웠는데 아주 잘 됐어. 지금 당장 노은설 동네로 가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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