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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석, 민생을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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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면 으레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있다. 각 부처 장관들이 모여 명절 성수품 물가안정과 체불임금 해소, 중소기업 자금 지원 등을 망라한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한다.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장관들과 지방자치단체장, 공기업 사장들까지 앞다퉈 민생을 탐방한다며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만나고 연방 사진을 찍어댄다. 그렇다고 명절 차례상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올 추석은 이래저래 시름을 더한다. 치솟은 물가 때문에 당장 차례상 차리기가 여간 버겁지 않다. 시장을 다녀온 주부의 한숨이 부엌에 가득하다. 대학을 나오고도 직장을 잡지 못한 젊은이들은 고향행을 포기한 채 명절연휴 기간에 평소 시급의 1.5배를 준다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 나서는 '점오배족'을 자청하지만 이마저 떼이는 경우도 있다.
취직이 어렵고 늦어지자 어쩔 수 없이 결혼을 못하는 것인데, 명절 때 친지를 만나면 "왜 결혼하지 않느냐"는 성화가 빗발쳐 더욱 고향가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 전세 계약기간은 다가오는데 급등한 전셋값을 댈 돈이 없어 은행을 찾았지만 대출 길은 막혀 있고 금리마저 올라 시름에 빠진 가장들이 한둘이 아니다.

정치권과 정부가 그렇게 친서민 정책을 외치지만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는 여전하고 사회 각 부문에서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민생을 위한다는 구호는 난무하지만 추석 민심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많은 이산가족들이 기대했지만 올 추석에도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없이 지나갈 판이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도 일부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려 비 피해가 컸는데, 올해도 태풍 꿀랍의 여파로 많은 비가 내릴 것라는 예보가 걱정을 더한다.

올 추석을 앞두고도 연례행사처럼 민생안정대책이 나왔고,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의 재래시장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이런저런 민생대책도 명절이 지나고 나면 그뿐 다 잊어버린다. 정치인들의 잇따른 민생탐방 발길도 표를 의식한 전시행사이지 정책과 제도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민생이 명절용, 선거용이 따로 있을 리 없다. 정치의 답은 민생에서 찾아야 하며, 민생은 꾸준히 챙겨야 한다. 정치권은 자신의 차례상을 차리기에 앞서 국민의 차례상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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