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동안 코스피 시장은 '태풍'을 피해갔다. 국내 증시가 휴장하는 동안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프랑스 3대 은행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우려 등 '유로존 리스크'는 글로벌 주요 증시를 부진에 빠뜨렸다. 최근 2거래일 동안 이탈리아 증시는 8.63% 급락했고 독일(-6.21%), 영국(-3.94%), 프랑스(-7.48%), 그리스(-4.43%) 주식시장 역시 하락을 면치 못했다. 뉴욕증시 역시 1~2% 내렸다.
오전 10시40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3.30포인트(1.29%) 내린 1789.63을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1804.09로 하락 출발한 후 장 초반 낙폭을 키워 1783선까지 내리기도 했다. 이후 개인을 중심으로 한 '사자'세를 등에 업고 1807선까지 회복했던 지수는 외국인의 만만치 않은 매도세에 현재 1790선을 전후로 공방 중이다.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는 1% 미만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개인은 1574억원, 기관은 51억원 매수 우위. 외국인은 7거래일째 '팔자'세를 이어가며 1533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프로그램은 차익 512억원, 비차익 682억원 순매도로 총 1194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로존의 움직임을 눈여겨 보는 가운데 코스피에도 신중한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장 이번 주로 예정돼 있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담에서 안정기금 3차 증액이나 유로본드 발행에 대한 논의가 진일보하는지를 봐야 한다"며 " 사태의 악화는 관련국 간의 합의 및 정책 집행을 종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은 이견과 갈등을 합의와 양보로 바꿔놓는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주요 업종들 가운데서는 은행(-3.33%)을 비롯해 운송장비(-2.18%), 비금속 광물(-2.49%) 등의 낙폭이 큰 편이다. 화학, 철강금속, 전기전자, 기계, 전기가스업, 운수창고, 통신업, 금융업, 증권 등도 1% 이상 내리고 있다. 매도 폭을 확대하고 있는 외국인은 화학(381억원), 운송장비(535억원), 금융업(248억원) 등을 중심으로 팔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 역시 대부분 하락세. 삼성전자(-1.67%)를 비롯해 현대차(-1.77%), 포스코(-2.04%), 현대모비스(-2.16%), 기아차(-1.90%), 현대중공업(-2.96%), LG화학(-3.61%), 신한지주(-2.05%), 삼성생명(-0.68%) 등이 내림세다. 반면 SK이노베이션(0.93%)과 S-Oil(0.89%) 등 정유주들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하이닉스는 경쟁사들의 D램 감산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3.52% 상승세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는 3종목 상한가를 비롯해 199종목만이 오르고 있고 2종목 하한가를 포함해 598종목이 내리고 있다. 55종목은 보합.
코스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전거래일보다 1.36포인트(0.29%) 내린 469.58을 기록 중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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